삼성重, 해당 드릴십 2척 '미청구공사'로 반영
반영액보다 싸게 매각할 경우 추가 손실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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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미인도 드릴십(Drillship·원유 시추선)의 우선 매각 협상 마감일을 1개월여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협상 대상자인 씨드릴(Seadrill)의 창업주가 새 회사를 차려 '드릴십을 싼 값에 넘기라'고 요구하고 있어서다.
협상 대상은 지난 2013년 7월 씨드릴이 총 10억4000만달러(약 1조1102억원)에 발주한 드릴십 2척이다. 씨드릴이 인도를 미루자, 삼성중공업은 지난 3월 수주가액의 30% 수준인 계약금 3억1700만달러(약 3384억원)를 몰취한 뒤 계약을 해지했다. 씨드릴에는 오는 5월 28일까지 우선 매각 협상권을 부여했다.
삼성중공업은 씨드릴과 협상을 계속하느냐, 제3자에 중고로 넘기느냐 등 매각 방식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제3자 매각이 유력하다. 씨드릴은 작년 하반기 미국 연방 법원에 파산 보호를 신청해 드릴십을 인도할 여유가 없다.
최근 씨드릴 발주 드릴십 구매 희망자가 나타났지만, 문제는 이 원매자가 '간판만 바꾼 씨드릴'이라는 점이다. 씨드릴의 소유주이자 노르웨이 선박왕으로 잘 알려진 존 프레드릭센(John Fredriksen) 회장이 다른 회사를 차린 뒤, 수주가액보다 싸게 드릴십을 넘기라고 삼성중공업에 요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드릴십 등 해양시추설비는 발주처의 주문에 맞춰 제작하므로 시장에서 중고 매각이 쉽지 않다는 점을 악용, 일종의 '꼼수'를 부리는 상황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프레드릭센 회장은 씨드릴을 세계 최대 유전개발 업체로 키워낸 '선박왕'으로, 업계 내 입지가 공고해 이 같은 요구가 가능한 것"이라면서 "상대적으로 협상력이 떨어지는 삼성중공업이 계획대로 가격을 올려 팔 수 있을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프레드릭센 회장 등과 더 협상해 해당 드릴십을 최대한 비싼 가격에 팔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계약금 30%를 몰취했으니, 70% 수준까지 매각가를 끌어올려 손실을 피하겠다는 얘기다. 유상증자 이후 단기 유동성에 여유가 생겼으니 시장에 급히 매각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미인도 드릴십 2척은 매각 협상 기한 이후에 시장 매각이 가능하고, 현재 유동성에 여유가 있으므로 급하지 않다"며 "4억6000만달러(4949억원) 규모의 '뉴 씨드릴' 신주인수권도 받을 예정이라 채권의 추가 회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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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은 해당 드릴십 2척을 미청구공사로 분류해뒀다. 총액은 7525억원으로 이 가격보다 싸게 매각할 경우 연말 실적(당기순이익)에서 차액 만큼 차감해야 한다. 삼성중공업의 신인도를 평가하는 신용평가업계는 잔여 해양시추설비 인도 및 매각 현황과 관련 추가 손실 발생 여부 등을 중점 점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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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5월 01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