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사업·로보틱스 지분도 매각
올 1분기 영업익까지 저조했던 탓
시장 "삼성물산 지분도 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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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가 비(非)핵심 자산 매각을 본격화했다. 연이은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자본시장에서는 향후 KCC가 '백기사'로 나서 지난 2012년 취득했던 삼성물산 주식까지 처분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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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는 지난 8일 현대건설기계 지분 2.07%(23만6170주)를 장내 매도했다. 지난 달 2일에는 카지노 사업을 위해 2년여 전 취득했던 인스파이어인티그레이티드리조트 지분 40.7%(93만8578주)를 유상 소각 방식으로 처분했고, 3월 말에는 현대로보틱스 지분 5.1%(83만1000주)를 매각했다. 5월 중에만 이 대금으로 5000억원가량이 유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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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에는 부진한 실적이 있다. KCC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556억원으로 증권가 예상치(839억원)를 밑돌았다. 사업 부문 별 실적은 공시하지 않았지만, 주력인 도료 사업의 원재료인 벤젠·톨루엔·자일렌 가격이 상승한 여파로 추정된다. KCC는 작년 말에도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영업익 541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KCC의 당기순이익은 최근 3년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 2014년 말 2883억원에서 2015년 1570억원, 2016년 1323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2010년 사우디아라비아 폴리실리콘 시장에 진출하며 설립한 현지 법인 PTC의 출자 지분 및 지급 보증 관련 비용을 상각한 영향이다. 작년 말에는 PTC 부실을 털어내며 27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 적자 전환했다.
증권가에서는 KCC가 투자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자산 매각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한다. '해외 폴리실리콘 사업 실패로 인한 순익 저하가 곧 끝날 것'이라고 알려왔는데, 영업익 부진까지 겹쳐 투심(投心)이 더 냉랭해질 수 있다는 우려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KCC에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는 이유를 물어보면 '투자 목적으로 매수했고 목표 수익률을 달성했으니 차익 실현을 위해 파는 것'이라고 원론적인 대답만 내놓는다"면서 "연이은 실적 부진에 투자자에게 면피하기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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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 지분을 집중 처분하는 단계다. 현대건설기계·현대로보틱스 주식은 상당 부분 매각했고, 남은 자산은 현대중공업(7.01%)이다. 한라·현대종합상사 등 장부가액 1000억원 미만의 소수 지분을 제외하면, 남은 주요 자산은 삼성물산 정도다. 삼성물산의 경우 안팎의 악재들로 인해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게 변수다.
증권가에서는 현 상황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 분위기다. 투자 주식은 그동안 KCC의 기업 가치를 뒷받침하던 지지대처럼 여겨졌던 탓이다. 일각에서는 KCC가 보릿고개 동안 '기둥'을 빼고 있다는 평가도 내놓는다.
KCC의 본업 수익성(영업익) 개선도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도료·건자재 제품의 경우 원자재 값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는데 통상 6개월~1년가량 소요된다. 그러나 전방 산업인 완성차·조선업황 전망이 불투명해 협상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몇 년 새 완충재 역할을 했던 건설업도 국내 주택 시장 호황이 끝물에 접어들었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회사에서는 올 하반기부터 제품 가격을 올릴 수 있다고 하지만, 올해 안에 영업익이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본업 실적 흐름에 따라 향후 삼성물산 지분에까지 손을 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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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5월 13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