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부터 연 매출 6000억 예상했는데
발주 안 들어와 생산 시설 놀리는 상황
"새 먹거리 출발 더뎌 회사 안팎 걱정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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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최대 관심사는 폴더블(Foldable·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 시장의 개화 시점이다. 올해 중 관련 신제품을 출시하겠다던 삼성전자만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 3월 경북 구미에 투명폴리이미드(CPI) 필름 생산 공장을 완공했다. CPI 필름은 기존 스마트폰 전면 유리를 대체, 폴더블 스마트폰에 꼭 필요한 부품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이 시장을 선점하겠다며 지난 2005년 개발에 착수, 2016년부터 약 120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초로 생산 설비를 지었다. 1호 생산 라인을 우선 설치했고,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2019년 중 2~3호를 증설할 계획도 갖고 있다. 그러나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로부터 주문이 들어오지 않아 생산 설비를 놀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CPI 필름 등을 생산하는 코오롱인더스트리 전자재료 사업부의 명운은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에 달려 있다"면서 "CPI 필름은 생산 단가가 비싸 미리 생산해둘 수가 없는데, 예상했던 시기가 지났는데도 삼성전자에서 발주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삼성전자가 오는 7~8월쯤 폴더블 스마트폰의 시제품을 출시하고, 그보다 3개월여 앞선 4~5월쯤 CPI 필름 생산을 요청할 것으로 시장에서는 내다봤다는 전언이다.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개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폴더블 스마트폰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CPI 필름 이외에 다른 부품들도 전부 접혀야 하는데다가, 관련 연구·개발(R&D) 비용 등을 감안하면 생산 단가가 다소 높다는 분석이다. 높은 가격 탓에 시장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몇 년 전 출시했던 커브드(Curved·휘어진) 스마트폰으로 '재미'를 못 봐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를 무리하게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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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I 필름을 비롯한 전자재료 사업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큰 기대를 걸던 새 먹거리 중 하나다. 유가 하락으로 주력 제품들의 판가가 하락,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별도 기준 매출액은 지난 2012년 말 4조1033억원에서 작년 말 3조2102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이자 및 세전이익(EBIT)은 같은 기간 동안 2571억원에서 2061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은 1307억원에서 728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코오롱인더스트리는 CPI 필름 사업에서 2020년 기준 연 6000억원가량의 매출액을 기대하고 있었다"면서 "CPI 필름 사업으로 현 매출액의 5분의 1 만큼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는데, 출발이 더뎌 회사 안팎의 걱정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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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5월 16일 15:47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