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 M&A두고 전초전…SK·LG 모두 관심
딜라이브 "가격·규제 통과 자신"…다크호스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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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인수합병(M&A) 시장을 달굴 산업군으론 ‘유료방송’이 꼽힌다. 인수 후보들과 잠재적인 매물들, 그리고 규제 당국 사이 눈치 싸움도 물밑에서 치열하다. M&A를 둘러싼 규제가 해소됐다는 신호가 나올 경우 M&A도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올해 들어 유료방송사 M&A를 둘러싼 규제 당국의 분위기는 완화된 모습이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정부가 (M&A 등) 문제에 걸림돌은 되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에서도 유료방송 M&A를 둔 정책 대응의 필요성이 지적됐고, 방통위도 입장 자료 준비에 나섰다. 다만 과거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현 CJ헬로) 인수 불발 당시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 통과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오는 6월 말로 예정된 합산규제의 일몰 여부도 M&A에 일종의 시금석 역할을 할 전망이다. 현행 규제는 단일 사업자가 점유율 33.3% 이상을 차지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1위사업자인 KT는 M&A가 막혀있다. 반면 SKT와 LG유플러스는 원칙적으론 규제 폐지 여부와 관계없이 M&A를 추진할 수 있다. 하지만 규제 폐지 여부가 추후 공정위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징성을 가진 만큼, 방향성이 확정될 7월 이후로 본격적인 협상을 미루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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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후보는 통신사 세 곳이지만 잠재 매물은 많아 외형상으론 인수자 우위의 구도다. 매도자들은 이 구도를 깨기 위해 기업 가치를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가장 흔히 언급되는 후보는 케이블TV 1위 사업자인 CJ헬로와 대주단이 매각 전권을 쥔 딜라이브(옛 씨앤엠)이다.
본 게임 이전 눈치 싸움도 한창이다. 연 초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추진이 알려지며 포문을 열었다. CJ측에선 부인했지만 LG유플러스는 ‘미확정’으로 공시하며 검토 의사를 밝혔다. 해당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 사이에선 공정위의 M&A 승인이 나오지 않을 경우 책임을 어디에 둘 지를 두고 CJ와 LG측이 합의되지 않아 거래가 중단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SKT도 여전히 CJ헬로 인수 의사를 접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DT캡스 인수로 적지 않은 재원을 소진했지만 중간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비통신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통한 관계자는 "SKT 내부에서 공정위 분위기를 주시하며 (M&A 추진을 위한) 그룹 내 명분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KT는 황창규 회장의 거취와 관련된 현 상황으로 적극적인 인수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지만 매각 측에 꾸준히 자료 요청을 해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CJ헬로에 비해 주목도가 떨어져왔지만 딜라이브 매각 성사 가능성도 최근 들어 부상하고 있다.
잡음 없이 거래를 마무리하기에는 채권단 관리 중인 딜라이브가 더 용이할 수 있다. 실제 매각 측에서도 “채권단 내에서 회사가 고사하기보다 새 주인을 찾는 게 국가 산업 육성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란 점을 당국에 강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주단 일각에선 "공정위의 승인이 불발될 경우 매각 측이 책임지겠다“는 제안을 전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딜라이브 측은 '가성비' 측면도 강조하고 있다. 매각 측 관계자는 “가격보단 거래 성사에 집중하기로 의견이 모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인수측이 딜라이브 일부 지분은 현금으로 매입하고 일부는 추후 발행할 합병 신주를 교환해 즉각적인 부담을 줄이는 방안도 언급됐다. 채권단에서도 "(시장성 있는 주식이라면) 합병 신주 교환도 받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밸류에이션과 관련해선 모두 열어놓고 전향적으로 들어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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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5월 23일 08: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