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HUG에 분양 보증 다시 신청해
"분양가 못 낮춰 고육지책으로 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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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의 자회사 대신F&I(옛 우리 F&I)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조성하는 고급 아파트 '나인원 한남'을 민간 임대로 전환한다. 분양가를 낮추지 못해 차입금을 조기 상환할 위기에까지 놓이면서 내린 고육지책이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신F&I는 최근 나인원 한남을 4년여 간 민간 임대한 뒤 분양하는 방식으로 사업 계획을 변경,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분양 보증을 신청했다. HUG가 변경 계획안을 승인하고 용산구청에서 심사를 마치면 대신F&I는 나인원 한남을 임대 공급할 수 있다.
대신F&I는 HUG와 분양가 책정 관련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결과다. 이로 인해 대신F&I는 앞서 조달한 차입금을 조기 상환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앞서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조성하며 '5월 28일까지 HUG 보증 획득 후 입주자 공고를 내지 못하면 기한이익 상실(EOD) 사유에 해당한다'는 조항을 포함했기 때문이다.
대신F&I를 위기에서 구해준 곳은 NH투자증권이다. PF에 참여했던 NH투자증권이 대출채권을 총액 인수, 대신F&I는 EOD 부담을 덜게 됐다.
다만 NH투자증권은 대신F&I의 차입금을 6개월짜리 단기 대출인 브리지론(Bridge Loan)으로 차환했다. 대신F&I는 HUG 보증 획득과 입주자 모집 공고를 계속 미룰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대신F&I는 임대가를 HUG의 기준선인 4750만원 이하로 책정, 우선 보증을 얻기로 했다. 분양으로 전환하는 4년 뒤에는 정권이 바뀌어 부동산 시장 상황이 나아지지 않겠느냐는 기대다. 대신 분양 후 대금이 전부 들어오기 전까지 대신F&I는 대출 이자 등 금융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임대 보증금으로는 차입금을 전부 갚을 수 없어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대신F&I는 임대가 아닌 선(先)분양을 원했지만, HUG 보증을 받기 위해 분양가를 4000만원대로 낮출 수는 없어 어쩔 수 없이 임대를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HUG와 용산구청은 이르면 이번 주 중에 심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대신F&I가 6월 중 나인원 한남의 임대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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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5월 23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