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 재상장에 재미 본 기관들…효성·세아제강에 '눈독'
입력 2018.06.20 07:00|수정 2018.06.19 18:34
    시가총액 3.5조서 분할후 4조3000억으로 '껑충'
    수익낸 기관들, 다음 지주사 전환에 '관심'
    지주회사·사업회사 엇갈린 주가 방향
    "지주사 투자 심리 중장기 주가 반영"전망도
    • 현대산업개발이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완료했다. 재상장 당일 분할한 사업회사의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기존 투자자들의 수익도 크게 늘어나게 됐다. 지주회사 전환 후 단기간에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기관투자가들은 재상장을 앞둔 효성과 세아제강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12일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마치고, HDC(존속회사·지주회사)와 HDC현대산업개발(분할회사·사업회사)의 재상장을 완료했다. 거래 첫날 HDC현대산업개발의 주가는 50% 이상 급등하며 장 마감했다.

    • 기존 옛 현대산업개발의 시가총액은 3조5000억원 수준이었으나 재상장 이후 양사의 합산 시가총액은 25%가량 증가한 4조3000억원에 달했다. 기존 현대산업개발의 주식 1주를 보유하고 있는 주주는 HDC 주식 0.42주와 HDC현대산업개발 주식 0.58주를 각각 받았다. 각 회사에 대한 보유 지분율은 변동이 없다. 지난 15일까지 양사의 합산 시가총액은 약 4조원으로 여전히 분할 전 회사의 시가총액을 상회하고 있다.

      국내 기관투자가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회사 분할 후 가치평가를 더 잘 받는 경우가 많다"며 "사업회사는 하나의 회사로 묶여 있을 때보다 독립성 및 사업 성장성을 인정받게 되고, 지주회사의 경우 보유 자산가치를 인정받게 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일부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지주회사 전환 및 재상장을 앞둔 기업들에 주목하고 있다. 효성과 세아제강이 대표적이다.

    • 효성은 지난 1일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완료했다. 기존 시가총액은 약 4조7000억원 수준이다. 현재는 거래정지 상태로 주식매매는 불가능하다.

      세아제강은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위한 주주총회를 내달 27일 연다. 시가총액 5500억원 수준인 세아제강을 지주회사인 세아제강홀딩스와 사업회사인 세아제강으로 인적분할 하는 게 핵심이다. 기존주주는 세아제강홀딩스 주식 0.53주를, 세아제강 주식 0.47주를 부여 받는다.

      국내 자산운용사 주식운용 한 관계자는 "효성은 이미 많은 기관투자가들이 포트폴리오에 담아두고 재상장을 기다리고 있고, 세아제강의 경우엔 주가 추이를 지켜보며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며 " 지주회사 전환을 앞둔 회사들에 대한 일종의 이벤트 성 거래로 볼 수 있다"고 했다.

    • 이 같은 기관들의 관심이 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주회사의 경우 뚜렷한 사업적인 성장세를 보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주가 또한 사업회사의 실적에 좌우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재상장 첫날 지주회사인 HDC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 사업회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의 주가는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사업이 주력인 지주회사의 경우 거버넌스와 투자자산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있을 수는 있는 반면 정부의 규제와 오너리스크 등 대외환경에 노출돼 있어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기관이 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 같은 투자심리는 지주회사 전환을 마친 각 기업들의 중장기적 주가 추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