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저축은행 매물 봇물..."실적 좋을때 팔자"
입력 2018.06.29 07:00|수정 2018.07.02 09:53
    어림잡아 5~6곳 매물로 등장
    신생 PE들 저축은행 인수에 관심
    감독당국의 심사 관문 통과가 관건
    • 중소형저축은행 매물들이 쏟아지고 있다. 2011년부터 시작된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해석이다.

      20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저축은행, 머스트삼일, 삼보 등 5~6개의 매물이 현재 시장에 나와있다. 주로 대주주가 개인이나 금융업종을 하지 않는 중소중견 기업들인 저축은행들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경험이 없는 개인이나 기업들이 2008년 저축은행 매물들이 나오자 야심 차게 인수했지만, 이후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다”라며 “시장 상황이 좋자 이때다 싶어서 이들이 저축은행을 매물로 내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들은 지난 2011년 이후부터 시장재편이 이뤄지고 있다. 이 무렵 상호저축은행 구조조정 특별계정이 마련되면서 예금보험공사 주도로 부실 저축은행 31개가 정리됐다. 이 과정에서 금융지주사들이 해결사로 나서 서울 및 수도권 지역기반의 저축은행을 인수했다. KB금융지주는 제일과 경기를, 신한금융지주는 토마토와 진흥저축은행 등을 인수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국내 금융지주사와 우량 대부업계열을 중심으로 부실화된 저축은행의 영업양수가 이뤄지면서 대주주의 건전성이 크게 개선됐다”라는 평가를 내렸다.

      이후 시장이 재편되면서 다시 저축은행으로 돈이 몰렸다. 시중은행보다 높은 예금 금리를 주는데다 건전성이 개선되면서 저축은행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었다. 작년 저축은행 전체적으로 순이익만 1조원을 넘으며,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원치 않게 떠안은 회사들의 실적이 개선되자 곧바로 매각 작업에 탄력이 붙은 상황이다. 대유그룹이 대주주인 호남지역 1위 업체인 스마트저축은행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대유그룹은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시장 여건이 좋을 때 매각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신생 사모펀드(PE)를 중심으로 이들을 인수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인수 비용이 1000억원 안팎으로 가격 부담이 적은데다, 새로운 금융기법을 도입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계산에서 관심을 보인다. 수신 기능이 있는 만큼 IT와 접목한다면 인터넷 은행 못지 않은 파급력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한다.

      다만 실제 저축은행 대주주의 손 바뀜이 나타날지는 두고 봐야 한다. 금융감독기관에서 PE의 저축은행 인수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고 있어서다. 올 초 KIC출신이 설립한 사모펀드가 솔브레인저축은행 인수하려고 했으나 감독기관의 대주주 적격심사에 막혀 무산된 바 있다.

      다른 투자업계 관계자는 “삼보저축은행 같은 경우 사실상 10년째 영업활동을 하고 있지 않는 상태다”라며 “이런 매물들을 PE들이 정상화 시키겠다고 나섰는데 감독기관의 자격요건이 너무 강하다는 점은 오랜 고민거리”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