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내부거래 비중 55%… 총수 사익편취 수단됐다
입력 2018.07.03 15:44|수정 2018.07.03 15:53
    기타지주회사∙전환지주회사 지분율 천차만별
    배당외수익을 통해 사익 추구한 것으로 나타나
    • 지주회사제도가 소유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목적은 달성하지 못한 채 총수일가의 지배력 확대와 사익 편취의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일 ‘지주회사 수익구조 및 출자현황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공정위는 지난 3월부터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된 18개 그룹의 지주회사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지주회사의 배당 수익 비중은 예상보다 낮고 배당외수입 비중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환집단 전체 매출에서 배당수익은 40.8%, 배당외수익은 43.4%를 기록했다. 배당외수익에는 부동산임대료∙브랜드수수료∙경영컨설팅수수료 등이 포함됐다.

      18개 분석 대상 중 8개 사에서 배당외수익은 50% 이상이었고 셀트리온, 코오롱, 한솔홀딩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4곳의 배당외수익 비중은 70% 이상이었다. 보유중인 자회사들의 지분율이 낮을수록 배당외수익이 높아지는 경향도 보였다.

      배당수익은 18개 조사 대상 중 11개사에서 비중 50% 미만으로 집계됐다. 특히 부영∙셀트리온홀딩스∙한라홀딩스∙한국타이어∙코오롱 5개사는 매출에서 배당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2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배당외 수익은 계열사와의 소액 수의계약 등을 통해 만들어졌다. 공정위에 따르면 대기업집단 지주회사의 매출액 대비 내부거래 비중은 5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환집단 지주회사는 손자회사∙증손자회사를 늘리는 방식으로 지배력을 급격하게 확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자회사 설립에는 지주회사의 직접출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6년(6.0개)부터 2015년(16.5개)까지 손자회사의 수는 175%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자회사는 7.1% 증가에 그쳤다.

      지주회사 제도는 외환위기 당시 기업구조조정 촉진과 소유지배구조의 투명성 제고 차원에서 제한적으로 허용되기 시작했다. 당초 취지는 긍정적이었지만 현재는 총수일가가 지주회사를 통해 지배력을 높이고 사익 편취의 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 공정위의 분석이다.

      공정위는 “현재 지주회사 제도설계의 기본 전제가 ‘대기업집단의 소유지배구조 개선’ 효과를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주회사가 회사조직의 한가지 유형으로 기업이 계속 선택할 수 있는 여건을 유지하되 별도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