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내부서도 궁금증…때마침 묘한 시점이라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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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항공업에 잔뼈가 굵은 제주항공 전임 CEO를 그룹에 영입하면서 배경을 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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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은 지난 5월 최규남 전 제주항공 대표이사(사진)를 영입했다. 직급은 부사장급으로, 그룹 수펙스추구위원회 글로벌사업개발부서를 담당한다. 부서 내 부장 및 과장 인력 약 4~5명이 편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규남 부사장은 2012년 제주항공 사장에 선임됐고, 올해 초까지 3연임에 성공하기도 했다. 제주항공 합류 이전까진 금융·투자업계에서 경력을 이어왔다. 과거 한국씨티은행 기업금융부장으로 커리어를 시작해 보광창업투자 고문, 미국계 VC 이스트게이트파트너스 한국법인 대표를 지냈다.
최 부사장은 항공분야 '문외한'이란 평가 속에 제주항공에 들어갔지만 회사 역사상 최장수 CEO를 지내는 등 능력을 검증받았다. 제주항공이 추진 중이던 상장 작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회사를 분기 매출 3000억원에 육박하는 국내 최고수준 LCC(저가항공사) 업체로 키었다는 평가다.
항공사에서 경력을 이어온 최 부사장의 전격적인 SK그룹 합류 배경에 대해선 그룹 내부에서도 여러 유추가 나오고 있다.
한 SK그룹 내 관계자는 “그간 수펙스추구협의회는 조직을 확대하지 않고 최소한의 범위에서 일을 협의해 왔다"며 "내부에서도 조직을 왜 꾸렸는지를 두고 의아하다는 목소리가 많다”고 말했다.
다만 항공업계가 각종 구설에 올라 있고 면허 취소나 M&A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과 혹시 연관되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이른바 SK그룹의 항공업 진출과 연계 짓는 시선이다.
진에어는 미국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임원 등재가 문제됐다. 국토교통부는 절차를 거쳐 면허 취소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전격적인 면허취소 대신 유예기간을 두고 매각을 유도해 소액주주와 직원 고용 보호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은 '기내식 대란' 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편법적인 그룹 재건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시가총액 규모도 작다보니 적대적 M&A에 안전하다고 볼 상황은 아니다.
최 부사장이 항공업 진출 이전 투자업계에서 경력을 쌓은 만큼, 해외 사업 발굴을 담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도 있다. 제주항공 역시 31개 해외 항로를 갖춘 회사로 키워낸 만큼 SK그룹의 동남아 진출 등 글로벌 사업 확장에도 일정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른 그룹 내 관계자는 “수펙스 내 글로벌 성장위원회와 유사한 이름의 글로벌사업개발 조직이 신설돼 내부에서도 여러 이야기가 오갔다”며 “신설 조직에 외부 영입 인사 외에도 어느 계열사에서 차출됐는지 알 수 없는 인력이 대다수라 향후 어떤 업무를 맡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SK그룹은 “신임 최 부사장의 금융 투자 및 M&A경력 등을 높이 사서 영입이 추진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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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7월 13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