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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차인 모집에 7조원의 자금이 모였던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고급 주택 '나인원 한남'의 4년 뒤 평당 분양가가 6000만원 안팎으로 정해졌다. 대로를 두고 단지를 맞댄 '한남더힐'의 시세(현재 평당 약 7000만원)보다 평당 1000만원가량 낮은 가격이다.
임대 계약자들이 이 분양가를 치르고 나인원 한남을 매입하는 시점은 지금으로부터 4년 뒤인 오는 2024년. 그동안의 집값 상승분을 감안하면 나인원 한남 계약자들이 누릴 시세 차익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나인원 한남의 시행사인 대신에프앤아이(F&I)는 13일부터 잔여 세대를 임대 분양한다. 분양 대행사들은 이 자리에서 4년 뒤 분양가를 평당 6500만~6700만원으로 책정할 예정이라고 계약자들에게 구두로 통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와 관련해 대신에프앤아이는 "분양가는 계약자 편의를 위해 미리 알리는 것으로 소통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분양가는 6000만원 안팎으로 책정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신에프앤아이 측 계획대로 평당 분양가를 6000만원으로 책정한다면 나인원 한남의 분양가는 45억원(75평형)~52억8000만원(88평형) 선이 될 전망이다. 이는 나인원 한남과 성격이 유사한 인근 단지 한남더힐보다 저렴하다.
지난 2011년 입주한 한남더힐 87평형은 올 들어 7건 거래됐는데, 평균 매매가는 61억원이다. 이를 기반으로 추산한 한남더힐의 평당 매매가는 약 7011만원이다. 계약자들은 나인원 한남을 8년 먼저 지어진 한남더힐보다 1000만원가량 싸게 매입할 수 있는 셈이다.
나인원 한남은 한남뉴타운 재개발 물건보다도 저렴하다. 한남뉴타운 3구역의 경우 대지 지분 7평짜리 다세대 주택이 작년 말 7억3000만원에 팔렸다. 지난 2일 나인원 한남 최초 계약 당시 1800여명, 7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린 배경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그룹 회장님들이 거주하는 한남동의 고급 주택을, 8년 전에 지어진 한남더힐보다 8억원가량 싸게 살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입력 2018.07.16 07:00|수정 2018.07.16 15:20
인근 '한남더힐' 시세보다 더 낮은 가격에 수 년 뒤 분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