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신용도는 실적 회복에 달려
시너지 극대화 등 그룹 전반 돌볼 리더십 필요
신동빈 회장 여전히 ‘옥중 경영’…계열사 ‘비상경영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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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은 올해 상반기 연달아 신용도가 하락했다. 하반기 신용도는 계열사들의 실적에 따라 갈릴 전망인데 문제는 그룹 전반을 돌볼 리더의 부재다.
올해 상반기 롯데그룹 계열사의 신용도 성적은 좋지 않다.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은 국내 신용평가사(NICE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 모두가 ‘AA+(부정적)’ 등급 및 등급 전망을 유지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9월 국내 주력사업의 수익창출력 약화 및 중국사업 실적 부진으로 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변경됐다. 올해 상반기 중국 롯데마트 매각이 사실상 마무리됐지만 '안정적' 전망을 회복하지 못했다. 손실요인은 해소됐으나 국내 주력사업의 실적 개선과 자산 매각 등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는 평이다.
‘오프라인 유통 1위’인 롯데쇼핑은 주력인 국내 백화점과 할인점의 영업이익이 감소 중이다. 구조적인 영업환경 변화로 오프라인 유통업태 전반이 성장 정체를 나타내고 있는 탓이다. 온라인 채널의 매출비중이 점점 증가하고 있지만 낮은 채산성 탓에 수익성 개선 제약이 있어 실적과 비용절감, 자산매각 등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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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의 신용도는 그룹의 다른 계열사 신용도에도 영향을 미쳤다. 롯데쇼핑은 롯데지주와 채무 연대보증을 지고 있으며 자산과 매출 대부분을 차지한다.
한신평은 지난 6월 롯데칠성음료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투자부문 분할로 보유 계열사 지분이 롯데지주로 이관된 점이 재무융통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맥주 사업의 실적 부진과 이에 따른 투자 소요 지속으로 단시일 내에 재무부담을 덜기는 어려워 보인다. 롯데칠성은 지난해 5월 맥주2공장을 가동하고 신제품 ‘피츠 수퍼클리어’를 출시했으나 판매 부진으로 지난해 주류부문에서 39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증설 이후 낮은 가동률로 인한 고정비 부담이 지속해 당분간 수익성 회복이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맥주산업은 수입맥주의 시장 잠식 등 경쟁강도가 심화되고 있어 점유율 제고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외에도 한신평은 지난 1월 롯데쇼핑과 호텔롯데의 신용등급 조정으로 롯데지주의 지원능력이 약화되자 롯데카드(AA)의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계열사들이 수익성 악화와 업황 변화 등 난항을 겪고 있지만 그룹의 의사결정을 책임질 리더가 없다는 게 문제다. 11일 신동빈 회장은 ‘롯데 오너가 비리’ 항소심 8차 공판에 출석했다. 신동빈 회장이 '옥중 경영'을 하는 동안 황각규 부회장이 이를 보좌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4일부터 12일까지 순차적으로 롯데그룹BU 사장단 회의를 진행했다. 소속 계열사 대표이사들은 ‘비상경영체제’ 작동 성과를 확인하고 하반기 사업전략을 논의했다. 황각규 부회장은 지난 주말 신동빈 회장을 찾아가 주요 현안에 대해 보고하고 경영 전략 메시지를 전달받아 왔다고 알려졌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총수 부재가 직접적으로 계열사 신용도 하락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지만 투자의사결정 등 중요한 경영 결정이 적시에 되지 않으면 회사 실적과 신용도에 간접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등급 하향의 가장 큰 요인은 자체적인 실적 하락과 부정적인 업황 대응력 등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경영을 통한 실적 회복이 최우선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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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7월 13일 11:08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