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둔화에 '동영상 강화' 내건 네이버, 산 넘어 산
입력 2018.08.02 07:00|수정 2018.08.02 10:11
    시장 성숙에 성장 둔화…최근 실적 부진
    타개책으로 내세운 ‘동영상 강화’
    정부 압박· 시장 압도적 강자 유튜브 등 문제 산적
    • 성장 둔화에 부딪힌 네이버가 차기 신성장동력으로 ‘동영상’을 꼽았다. 하지만 네이버가 동영상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키우기 위해선 정부의 검색시장 제재와 동영상 시장의 압도적 1위인 '유튜브(Youtube)'의 존재 등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문제가 많은 상황이다.

      네이버는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향후 전략에 대해 동영상 강화를 내세웠다. 지난 6월 이미 동영상 위주 전략을 발표한 바 있지만 한차례 더 강조한 것이다. 인터넷 시장이 동영상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어 네이버 역시 공격적인 투자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네이버는 지금까지 콘텐츠 확보와 글로벌 확장에 4000억원을 투자했고 내년까지 총 6000억원 수준의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변화를 꾀하는 이유는 모바일과 온라인 시장 성숙으로 기존 사업의 성장 여력이 줄었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2.1% 감소한 2506억원으로 집계됐다. 성장은 더딘데 미래 먹거리를 위한 신규 사업 투자는 계속되는 영향이다.

      네이버는 높은 시장점유율을 가진 블로그 서비스를 통해 '동영상 검색'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었다. 블로그를 통해 동영상 콘텐츠 생산과 유통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연내 블로그 안에서 동영상을 편집할 수 있는 기능과 글로벌 동영상 검색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네이버의 '동영상 강화'는 시작부터 제동이 걸렸다. 컨콜 발표 당일 네이버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동영상 검색 시장에서 자사의 콘텐츠를 우선 노출하는 식으로 지배력을 남용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지난해 10월 김상조 위원장의 "검색 사업 영역의 시장 지배적 위치를 차지한 네이버의 여러 문제를 주의 깊게 살피고 있다"는 말이 실행에 옮겨진 것이다. 네이버가 정부의 압박을 어떻게 풀어갈 지가 중요해졌다.

      공교롭게도 공정위의 동영상 시장 지배력 남용에 대해 현장 조사 다음날인 27일 네이버는 본사의 영화·웹툰 등 콘텐츠 유통 'N스토어' 사업 부문을 웹툰 전문 자회사 네이버웹툰으로 넘기겠다는 계획을 발표 하루 만에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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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DMC미디어

      또 다른 장벽은 국내외 동영상 시장의 절대 강자인 유튜브(YouTube)의 존재다. 국내 동영상 시장은 유튜브가 압도적 점유율을 차지하고 네이버TV 등 그외의 동영상 플랫폼들이 비슷한 점유율을 보인다. 특히 최근 모바일·온라인 모두에서 동영상 이용률이 높아지면서 유튜브는 국내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다. 국내 유튜브 사용시간은 2017년 8월부터 카카오톡과 네이버를 넘어섰다. 그에 반해 네이버TV는 지난 몇 년간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지 않았다.

      네이버는 유튜브와의 간격을 좁히기 위해 유튜브와 다른 전략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네이버TV의 콘텐츠 대부분은 지상파ㆍ케이블 등 국내 방송 콘텐츠다. 이 때문에 네이버TV는 글로벌 콘텐츠 부족으로 내수용에 그친다는 지적이 있다.

      네이버가 제시한 해결책은 '자체 콘텐츠 강화'다. 아이돌 등 유명인의 인터넷라이브방송 서비스 ‘V라이브’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 엔터테인먼트 영상 부문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또 방송국이나 스튜디오, 기획사와의 협업을 통해 네이버에서만 볼 수 있는 콘텐츠를 확충하겠다는 계획이다.

    • 최근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획사의 유튜브 매출이 수직상승 중인 점을 고려하면 네이버의 엔터 영상 시장에서의 지위 제고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평이다. 해외 접근성이 좋은 '유튜브'가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매출에 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국내 3대 기획사(SM,JYP,YG)의 경우 2017년 유튜브 합산 매출은 110억원대로, 2019년에는 합산 약 410억원대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네이버는 네이버TV 승인 절차도 지금보다 줄여 네이버 사용자라면 누구나 크리에이터(Creator)가 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소위 '1인 미디어' 시장은 유튜브를 비롯 아프리카TV, 트위치TV 등 경쟁이 치열해 승인 절차 간소화 이외에도 네이버만의 차별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