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지주, 현대重 지분 3.9% 매입비용 3200억원 조달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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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삼호중공업 분할합병을 통해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며 현대중공업지주의 자금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다. 당초 금융시장에서는 현대중공업지주가 현대오일뱅크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구주매출을 통해 확보한 자금 중 상당 부분을 지배구조 개편에 활용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이번 개편으로 자금 수요가 줄어듬에 따라 구주매출 규모를 일부 축소할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13일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이르면 이달 말에서 내달 초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절차에 착수한다. 이 과정에서 최대주주인 현대중공업지주는 91.1%에 달하는 지분 중 상당량을 구주매출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현대오일뱅크의 상장 후 거래 유동성 확보 목적뿐만 아니라, 현대중공업지주 자체에도 자금 소요가 있었던 까닭이다.
지난해 7월 지주회사로 완전 전환한 현대중공업지주는 공정거래법을 지키기 위해 내년 7월까지 ▲증손자회사인 현대미포조선 지분 구조를 정비하고 ▲현대미포조선→현대중공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를 끊고 ▲금융회사인 하이투자증권을 매각해야 했다.
공정거래법상 증손자회사는 지분 100%를 보유하거나, 아예 보유하지 말아야 한다. 문제는 현대미포조선이 상장사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현대중공업이나 현대중공업 지주가 현대삼호중공업이 보유한 현대미포조선 지분을 전량 매입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언급됐다.
현대미포조선 지배지분 42.3%의 최근 주가 기준 지분 가치는 8000억여원이다.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현대중공업 지분 3.93%의 가치도 3200억여원에 이른다. 1조원이 훌쩍 넘는 지배구조 개 편 자금을 현대중공업 지주가 현대오일뱅크 상장 과정에서 마련할 것이라고 업계에서는 내다본 것이다.
이번 분할합병이 완료되면 현대미포조선은 현대중공업지주의 손자회사가 된다. 지주에서 추가로 지분을 매입할 필요가 없다. 지주에게 필요한 자금은 현대중공업 지분 3.93% 매입을 위한 3200억여원 정도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상장예심 청구 이후 주관사단과 공모 규모 및 구주매출 규모에 대해 심도있게 의견을 교환해왔다. 지배구조 개편용 자금 소요가 줄어든만큼, 구주 매출 규모도 이전 계획보다 일부 축소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상장 이후 6개월간 지분을 추가 매각할 수 없고, 상장사 최대주주의 지분 매각은 주가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적정 구주 매출 규모에 대해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주매출이 줄면 그만큼 현대오일뱅크가 신주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진다. 현대오일뱅크는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비정유 부문 이익 비중을 45% 수준으로 늘리기 위한 4조원대 대규모 투자 계획을 최근 발표한 바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지주의 현대오일뱅크 구주매출 규모는 결국 그룹 차원의 투자 계획 및 중장기 청사진과 연동될 수밖에 없다"며 "이를 위한 밑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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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8월 23일 09:45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