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지급보증 난색에 모멘티브 인수자금 조달 원점으로
입력 2018.08.27 07:00|수정 2018.09.06 15:18
    KCC, 금융사 차입금 1.8조에 대해 보증 논의하다 철회
    다시 주관사 선정 나서…구조 변경 불가피
    • KCC 컨소시엄의 미국 모멘티브 퍼포먼스 머티리얼즈(Momentive Performance Materials) 인수 자금 조달 작업이 덜컹이고 있다. KCC 보증으로 조단위 자금을 빌릴 계획이었으나 무산됐다. 최근 다시 금융사 선정에 나섰지만 자금마련 구조 변동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KCC는 원익그룹, SJ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이뤄 모멘티브 인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수목적회사(SPC)에 각각 지분 투자하고, SPC는 인수금융을 조달하는 통상의 구조를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KCC와 원익그룹의 출자비율은 9대 1로 KCC에 힘이 실린 거래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이 인수금융 주선 업무를 맡았다. 두 금융사는 각각 8억달러(약 9000억원)씩 총 16억달러(약 1조8000억원) 규모의 출자확약서(LOC)를 발급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했다.

      KCC는 인수금융 상환이 어려워지면 차주를 대신해서 빚을 갚아주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모멘티브 예상 거래 규모가 최대 3조원 수준으로 거론되는 것을 감안하면 주식의 담보인정비율(LTV)이 낮지 않다. KCC의 보증이 있었기에 인수금융 규모를 키울 수 있었다는 평가다.

      출자확약서 발급은 성사 직전에 무산됐다. KCC는 결국 금융사들에 보증에 나서기 어려워졌다는 뜻을 전했고, LOC 발급도 없던 일이 됐다. 1조8000억원은 KCC 1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의 4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KCC 컨소시엄은 최근 다시 최근 모멘티브 인수금융 주선사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RFP)를 주요 금융사들에 발송했다. 금융사들은 관심을 보이면서도 불확실성이 많다는 점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RFP를 받은 금융사 관계자는 “초기 검토는 하고 있지만 기존과 같은 조건으로 참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각자인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는 컨소시엄에 인수금액 전액에 대한 LOC를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KCC의 현금성자산이나 크레딧라인 등을 활용하면 인수자금 증빙은 가능할 것이란 평가다.

      단 차입금 조달 구조는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KCC의 보증이 없기 때문에 금융사는 모멘티브 기업 가치만 살펴야 한다. 차입금 규모는 대폭 축소되고 금리 등 차입 조건도 박해질 수밖에 없다. KCC 컨소시엄이 모멘티브 인수를 확정 지은 상황도 아니다.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는 컨소시엄 외에 다른 인수들을 불러들여 몸값을 높이는 전략을 펴는 분위기다.

      다른 금융사 관계자는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에나 보증이 없는 조건으로 인수금융 협상이 본격화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