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다각화한 대상그룹, 기대에 못 미치는 신사업
입력 2018.08.29 07:00|수정 2018.08.29 15:16
    2015년부터 해외 사업장 등 본격 투자
    대규모 투자로 차입금 증대, 재무건전성 악화
    최근 실적 개선에 기대도 있지만 투자 성과는 ‘아직’
    • 대상그룹이 신사업으로 내세웠던 해외진출과 식자재 유통업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늘어난 차입금은 재무부담을 가중시켰다. 신사업 추진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임상민 전무의 경영능력도 시험대에 올랐다.

      대상그룹은 지주자이자 투자회사인 대상홀딩스와 주요 사업회사인 대상㈜, 그 외 국내외 몇몇 계열사들로 구성돼 있다. 대상홀딩스가 대상의 최대주주(올해 6월 말 보통주 기준 43.4%)로 대상홀딩스는 올해 6월 말 기준 오너 일가인 임상민 전무가 지분 36.71%, 임세령 전무가 20.41%, 임창욱 명예회장이 3.32%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 주력회사인 대상㈜(이하 대상)은 소재사업(전분당, MSG) 및 식품사업(조미료, 가공식품, 장류 등)으로 구성된 사업 및 제품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종합식품회사다. 전분당류와 발효조미료(미원)과 같은 주력제품은 시장에서 안정적인 시장지위를 구축했지만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책으로 새롭게 추진한 사업이 해외 진출이다. 대상은 2015년 라이신 사업부문을 1207억원에 인수했고, 인도네시아 전분당 공장 건설 투자를 시작했다. 2016년 9월엔 베트남의 육가공업체를 375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2015~2016년 본격적으로 해외 사업을 늘려온 결과 대상의 2015년 말 기준 해외 매출액은 4000억원 규모에서 2018년 6월 말 기준 약 4800억원 규모로 커졌다.

      하지만 아직까지 해외 부문의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친다. 2015년 이후 인도네시아 현지 통화가치 하락으로 인한 원자재 상승, 현지 전력요금 인상, 2016년말 전분당공장 비용 발생 등으로 해외사업 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PT 미원 인도네시아’의 실적이 악화됐다. 이로 인해 해외법인 합산 영업이익률이 일시적으로 2.5%내외로 하락하기도 했다. 그나마 올해 들어 해외사업 부문 실적이 개선세로 돌아선 것이 위안거리다.

      신사업의 하나로 추진된 식자재 유통업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상그룹은 지난 2010년 대상베스트코라는 회사를 설립해 식자재 유통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설립 이후 매년 영업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는 매각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는 재무건전성에 부담을 주고 있다. 대상의 순차입금 규모는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대상의 순차입금은 2014년말 2620억원 규모에서 2017년 약 5060억원 규모로 늘었다.

      한국기업평가는 “과거에는 양호한 영업현금흐름으로 투자재원의 상당부분을 자체적으로 충당해 왔으나, 2015~16년 동안 신규투자가 확대되면서 차입규모가 크게 증가해 왔다”라고 말했다.

      대상의 신사업 발굴에는 오너일가의 적극적인 의지가 반영돼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임창욱 명예회장의 둘째 딸인 임상민 전무가 그룹의 신사업 발굴과 해외 프로젝트에 크게 관여해 오고 있다. 사업성과에 따라 임 전무의 경영능력에 대한 평가도 갈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