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치 성장 ING생명 인수로 1년 만에
MBK파트너스도 국내 조 단위 투자회수 첫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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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4번째부터 윤종하 MBK파트너스 부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우영웅 지주 전략 담당 부사장, 장동기 지주 재무 담당 부사장. (사진=신한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의 ING생명보험(현 오렌지라이프) 인수는 내년 말 구체화 될 조용병 회장의 연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1년만의 대규모 인수합병(M&A)으로 리딩뱅크 지위를 탈환한 '레코드'가 생긴 까닭이다.
10개월에 가까운 줄다리기 끝에 인수를 성사시킨 실무진의 신한금융 내 입지도 올라갈 전망이다.
임기 2년차, 반환점을 돌고 있는 조용병 회장에게 이번 ING생명 인수전은 중요 거래였다는 것이 금융업계의 분석이다. 지난해 3월 취임 일성으로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이라는 비전을 제시했지만, 현실은 KB금융에게 국내 1위 금융그룹 자리를 빼앗기고 격차도 점점 벌어지고 있었다.
조 회장의 임기는 3년으로 2020년 3월까지다. 내년 말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구성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 승부를 걸어 2019년에는 성과를 보여야 했다. 금융그룹의 경우 M&A시 자회사 편입 승인이라는 행정절차가 필요해 시간은 더욱 촉박했다.
조 회장은 취임 후 글로벌·시너지·오가닉(내부)-인오가닉(외부) 병행 성장을 강조해왔다. 올 상반기 기준 신한금융 글로벌 부문 순이익은 지난해 대비 24% 증가했고, 글로벌투자은행부문(GIB)과 그룹자산운용부문(GMS)은 자리를 잡았다. ING생명 인수는 그간 비어있던 '인오가닉 성장'을 채우는 핵심 퍼즐조각이 되는 셈이다.
ING생명 인수가 연내 완료되면 연말 기준 신한금융그룹의 총 자산은 500조원을 훌쩍 넘을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총 자산이 426조원이고 그간 매년 20조~30조원씩 자산이 늘어왔던 점을 감안하면 3년치 성장을 한번에 하게 되는 셈이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 3조원'을 최초 달성한 KB금융을 넘어 '연간 순이익 4조원'도 노릴 수 있게 됐다.
이런 '공적'은 회추위의 주축을 이루게 될 사외이사들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밖에 없다. 조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한 신한금융 사외이사는 "(조 회장 취임 이후) 그룹의 역동성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M&A를 성사시킨 공신들도 주목받고 있다. ING생명 인수는 신한금융지주의 재무 라인에서 총괄했다. 신한은행 자금시장본부장과 지주 재무팀 본부장을 거쳐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는 장동기 부사장이 거래를 총괄했다. JP모건·HSBC 등 글로벌IB를 거친 외부 출신 김지욱 글로벌자본시장팀 부장이 실무를 맡았다.
그룹의 M&A를 담당하는 글로벌자본시장팀은 지난해까지 그룹 전략 라인에 배치돼있다가, ING생명 인수전이 시작된 지난해 말 재무 라인으로 소속이 바뀌었다. 지주의 한정된 자본 상황을 고려한 조치였다.
과거에는 2006년 LG카드 인수 주역들이 이후 신한금융그룹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실무를 총괄한 고(故) 서진원 지주 부사장은 이후 신한생명 대표를 거쳐 신한은행장을 역임했다. 당시 전략기획팀장이던 우영웅 부장은 그룹 CIB 부문장을 거쳐 지주 전략 담당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MBK파트너스도 국내 포트폴리오 중 처음으로 조 단위 투자회수(exit)에 성공했다. MBK파트너스는 그간 배당과 상장시 구주매출로 투자 원금을 이미 회수했고, 매각 과정에서 2조원대 추가 수익을 기록했다. 국내 투자기업 경영권 매각은 2016년 HK저축은행을 2229억원에 매각한 이후 2년 만이다.
이번 거래는 윤종하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주도했다. 윤 부회장은 MBK파트너스 창립 멤버 중 한 명으로 ING생명의 최대주주인 라이프투자유한회사의 대표이사다. 윤 부회장은 MBK파트너스의 국내 투자를 총괄하며 코웨이의 최대주주인 코웨이홀딩스, 두산공작기계의 최대주주인 디엠티홀딩스의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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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9월 06일 15:51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