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부회장 "현대차 솔루션社 전환 적극 추진"…지배구조 중심축 이동?
입력 2018.09.10 07:00|수정 2018.09.11 09:47
    "제조업체서 모빌리티 솔루션 업체로 전환" 발표
    미래차 중심 모비스에서 현대차로 이동?
    "지배구조 수정안, 현대차 중추 역할 맡게 될 가능성도"
    •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현대차를 솔루션 제공업체로의 전환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배구조개편에 대한 수정·보완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에서 개판안의 중심이 '현대모비스'에서 '현대차'로 옮겨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의선 부회장은 7일 인도에서 열린 '무브(MOVE)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현대자동차는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업체로 전환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현대차는 "정 부회장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한 것은 현대차가 혁신기술을 선도하고 미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강력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 기존안

      올해 초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며 현대모비스를 분할해 핵심부품 사업만을 남기고 모듈 및 AS부품 사업 등은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대차의 최대주주로 남게 되는 현대모비스 존속회사는 미래 자동차 기술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기겠단 계획이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완성차 업체로서 ▲미래 자동차 서비스·물류·AS부품 ▲파워트레인 ▲소재 ▲금융 등의 개별 사업군을 관리하도록 하는 것이 주요 내용에 포함됐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위해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한 지분투자 및 인수, 글로벌 완성차 대상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조인트벤처(JV) 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도 밝혔다.

      이 같은 계획은 사실상 현대모비스가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등 미래 자동차 핵심 기술 분야에 대한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게끔 하면서 완성차 업체를 대신해 그룹의 주력으로 성장시키겠단 계획으로 풀이됐다.

      이번 정 부회장의 발표에서 현대차가 '완성차 제조사'에서 '모빌리티 솔루션' 업체로 전환을 추진하게 되면서 기존 현대모비스 중심의 지배구조 개편 계획이 다소 수정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들어서 현대차는 자체적으로 글로벌 미래차 기술 보유기업과 협력 관계를 넓혀가는 모양새다. 현대차는 최근 피아트크라이슬러(FCA)의 인수를 공식적으로 부인한 반면, 올해 들어서만 10여 곳의 글로벌 기업과 기술 협력을 체결했다. 기술 협력과정에서 현대모비스와 현대오토론 등이 협력할 계획도 밝혔으나 현대모비스는 주체보단 조력하는 역할에 가깝다는 평가다.

      현대차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최근 현대차가 각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하면서 미래차 기술을 내재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며 "이 같은 움직임을 지배구조 개편과 단순히 연결 짓기는 어렵지만 미래차 기술의 핵심을 모비스로 뒀던 기존안과는 차이가 있는 움직임에는 분명하다"고 했다.

    • 엘리엇이 공개한 8월14일 현대차에 보낸 지배구조개편 관련서한 이미지 크게보기
      엘리엇이 공개한 8월14일 현대차에 보낸 지배구조개편 관련서한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요구는 지속되고 있다. 기존 모비스 분할·합병안에 반대했던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지난 8월 현대차에 전달한 서신을 이날 공개했다. 현대모비스를 분할해 AS사업을 현대차와, 모듈 및 핵심부품 사업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현실화 가능성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린다.

      다시 추진될 현대차의 지배구조 개편은 사실상 마지막 시도에 가깝다. 기존안과 유사한 수정안이 제시될 경우 투자자들의 반발에 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의 정당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그룹 각 계열사의 사업 성장성을 명확하게 제시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