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 배경·의결권 대차 관련해서도 양측 첨예한 대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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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이하 MKIF)를 둘러싼 맥쿼리자산운용과 플랫폼파트너스의 분쟁이 오는 19일 변곡점을 맞이한다. 운용사를 코람코자산운용으로 변경하자는 플랫폼 측의 주장에 얼마나 많은 주주들이 동의하느냐가 관건이다.
안건에 대한 찬성률이 50%가 넘으면 운용사가 교체된다. 만약 찬성표가 이에 미달하더라도, 보수 인하에 공감하는 주주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중장기적으로 맥쿼리의 운용 부담은 커지게 된다.
MKIF는 2006년 상장 이래 연 9.4%, 누적 기준 202.9%의 총주주수익률을 거뒀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보다 30% 이상 우수한 성과다. 연환산 분배수익률도 7.2%에 달한다. MKIF가 그간 우수한 수익성을 보여왔다는 데엔 맥쿼리와 플랫폼 모두 이견이 없다.
◇ 관건1 : MKIF는 액티브 펀드인가
이를 제외한 양측의 주장은 모두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가장 큰 관건은 MKIF를 '액티브 펀드'로 보느냐 '패시브 펀드'로 보느냐다. 이는 운용 보수의 수준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플랫폼측 주장의 핵심은 '맥쿼리가 하는 일에 비해 과도한 보수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 투자 자산에서 나오는 수익을 주주들에게 분배하는 역할만 하면서, 연 1.1~1.25%의 기본 보수에 시가총액과 연동해 성과보수를 추가로 받는 건 불합리하다고 주장한다.
사실상 MKIF의 운용방식을 '패시브 운용'으로 본 것이다. 이에 대한 근거로는 MKIF가 지난 2008년 이후로 신규 자산 편입이 없었다는 점을 꼽고 있다. 패시브 성격을 가지고 있는 국내 임대형 민자사업(BTL) 펀드의 평균 보수율은 0.139%다. 의결권 자문사 글라스루이스와 서스틴베스트도 이 점을 지적하며 운용사 교체에 찬성을 권고했다.
반면 맥쿼리측은 MKIF가 액티브 펀드라는 입장이다. 12개 투자자산의 경영권을 보유하며 주무관청과의 협상을 통해 주주가치를 유지하고 있는 MKIF는 정부로부터 확정 임대수익을 받는 BTL 펀드와는 비교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 맥쿼리 관계자는 "통행료 협상이나 사업 재구조화는 하나하나가 인수합병(M&A)과 비견될만큼 역량이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MKIF를 액티브 펀드로 보면 보수 수준은 큰 문제가 없다. 해외 공모 인프라 펀드의 평균 보수율은 1.25%로 MKIF와 큰 차이가 없다. 국내 공모 특별자산형 펀드 101개의 평균 보수율은 1.05% 안팎이다.
이에 대해 플랫폼측은 "맥쿼리가 주장하는 해외 상장 인프라 펀드는 액티브 펀드인 반면, MKIF는 패시브 펀드로 적절한 비교대상이 아니다"라며 "지난 3년간 신규투자처 발굴 노력이 1건의 입찰 참여만 있었을 뿐, 신규 투자 기회 발굴을 수행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반박했다.
◇ 관건2 : MKIF는 다른 글로벌 맥쿼리 인프라 펀드와 다른가
플랫폼은 또 유독 한국의 MKIF 맥쿼리만 글로벌 맥쿼리 인프라 펀드들과는 달리 최초 보수구조 및 운용사를 유지하고 있다는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국내를 제외한 타 맥쿼리 인프라 펀드는 모두 보수지급을 중지하고 자체 경영진을 꾸리는 경영내재화 모델로 변경을 완료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호주의 MQA(맥쿼리 아트라스 로드), 캐나다의 MPT(맥쿼리 파워 인프라 인컴) 등 맥쿼리 계열 상장 인프라펀드들은 2010년 이후 대부분 보수를 인하하고 상장폐지하거나 경영내재화를 결의했다. MKIF가 계약 해지되지 않은 마지막 맥쿼리계열 상장 인프라 펀드라는 점은 사실이다.
이에 대해 맥쿼리는 각국의 상황이 다르며, 신규자산 투자를 검토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적극적인 운용사로서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맥쿼리는 2015년 MKIF가 도로 자산 외에도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정부의 유권해석을 끌어냈으며, 자본 재구조화와 신규 투자를 위해 지난해 15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도 성공했다. 이는 국내 상장 펀드 역사상 최초의 사례이기도 하다.
유상증자에 참여한 한 기관 관계자는 "MKIF 투자 매력의 핵심은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수익"이라며 "보유 자산의 평균 최소운임보장(MRG) 기한이 5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간 보여준 퍼포먼스를 믿고 증자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플랫폼은 "해당 증자 대금은 기존 자산인 인천대교와 서울춘천고속도로에 단순 투자 확대 목적으로 사용됐다"며 "액티브 운용으로 정의할 수 있는 신규 자산 편입과는 다르다"는 의견이다.
◇ 관건3 : 플랫폼은 관여주의펀드인가 단기 헤지펀드인가
플랫폼의 투자 성격에 대한 양사의 시각도 다르다. 플랫폼은 MKIF에 중장기적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투자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과격한 '주주행동주의'적 활동으로 주목을 끌긴 했지만, 본질은 우호적이고 장기적인 회사와의 의견 교류로 주주가치를 높이는 '주주관여주의' 펀드에 가깝다는 것이다.
플랫폼측 관계자는 "주주총회에서 운용사 변경에 실패하더라도 단기 차익을 위해 지분을 매각하진 않을 것"이라며 "MKIF의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맥쿼리는 이를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플랫폼 측에서 이번 일을 주도하고 있는 핵심 관계자들이 과거 보여준 행적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번 MKIF 투자에 관여한 차종현 플랫폼파트너트 전무와 김주원 상무는 맥쿼리 출신으로 2년 전 TCA라는 컨설팅 회사를 통해 MKIF에 대한 투자를 기획했다. 당시 접촉한 투자자에게 TCA가 건넨 '논의 자료'에는 운용사 변경, 상장폐지 및 펀드 청산과 함께 여의치 않을 경우 대안으로 단기 차익을 추구하는 방안 등이 담겨있다.
플랫폼측은 "당시 (논의 자료와 관련) 추가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현재 플랫폼파트너스는 MKIF 청산과 관련한 전략을 일절 검토한 일이 없다"고 반박했다.
◇ 관건4 : 대규모 의결권 대차, 플랫폼과 관계있나
대규모 의결권 대차 사태에 대한 의견도 엇갈린다. 이번 주총을 위한 권리주주 확정일인 지난달 21일 특정 투자자가 MKIF의 주식을 대규모로 빌렸다. 이날 하루에만 1780만여주에 대한 대차 계약이 이뤄졌다.
이 투자자는 부국증권으로 밝혀졌다. 부국증권은 1.6%가량의 의결권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맥쿼리는 즉각 "상법의 의결권 원칙을 무시한 탈법적 처사"라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반면 플랫폼측은 "부국증권 등과 지분을 공동 보유하거나 의결권을 거래한 사실이 없다"며 "맥쿼리가 추측성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첨예한 의안이 대립하는 주총을 앞두고 헤지펀드 등이 회사 지분을 취득하는 일은 흔하다는 것이다.
이와는 별도로 그간 MKIF에 한 차례도 투자한 적이 없었던 한국타이어가 50억원 가량을 투자해 보통주 의결권을 확보한 점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차종현 전무가 조현식 한국타이어 사장의 처남이라는 점, 김주원 상무가 맥쿼리 입사 이전 부국증권에 근무했다는 점은 사실로 밝혀진 상태다. 맥쿼리는 이런 점 등에 근거해 플랫폼과의 연관성을 염두에 두고 의결권 행사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법원의 판단은 이르면 이번주 말 밝혀질 전망이다.
이번 안건에 대해 의결권 자문사들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와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운용사 교체 안건에 반대를 권고했다. 반면 글라스루이스, 한국지배구조원, 서스틴베스트는 교체 찬성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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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9월 12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