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보유 부담 대기업 패키지딜 '1순위' 언급
PMI 부담에 소형 딜 자제할 듯…'메가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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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그룹이 ING생명보험(옛 오렌지라이프)을 품에 안으며 '리딩뱅크 라이벌' KB금융그룹의 움직임에도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최근 정부가 대기업집단의 금융 계열사 보유를 압박하며 의외의 대어(大魚)가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금융은 최근 미래 전략 차원에서 내부적으로 만들어온 인수합병(M&A) 로드맵을 완성했다. 이 로드맵에는 국내외 업권별 인수가 가능한 M&A 잠재 매물 목록과 예상 가격, 인수했을 때의 시너지, 해당 업권의 전망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증권과 LIG손해보험 인수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어느정도 갖춘 KB금융은 그룹 내 시너지와 자본활용성이 뛰어난 매물을 찾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금융업계에서는 KB금융의 카드 부문에 눈길을 보내고 있다.
신용카드업 자체의 업황은 꾸준히 악화돼왔지만, KB카드는 은행 내부에 소속돼 있을 때부터 그룹의 고객 풀(pool)을 활용해 꾸준히 오가닉(내부) 성장을 해왔다. 업계 중위권 카드사 한 곳만 M&A에 성공하면 곧바로 신한카드를 제치고 업계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최근 금융시장의 관심사 중 하나는 삼성카드·현대카드·롯데카드 등 기업계 전업카드사 3곳의 향방이다. 특히 삼성그룹의 경우 수년 전부터 그룹 평판과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카드와 증권 매각설이 금융권에서 제기됐다. 실제로 지난 2015년 KB금융과 카드·증권 패키지 매각이 협상 단계까지 진행됐다. KB금융은 지금도 삼성 금융계열사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롯데카드와 현대카드 역시 모그룹에서 매각한다면 거래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금융그룹을 최우선 목표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금융그룹간 경쟁구도가 형성된 가운데 자금력이 확실하고, 대주주 변경 심사에서 변동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까닭이다.
물론 전업계 카드사가 정말 시장에 나올지, 나온다면 언제 나올지, KB금융이 협상 우선권을 쥘 수 있을지는 모를 일이다. KB금융은 여의치 않을 경우 카드를 다시 은행에 합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카드의 독자 생존력을 확보할 수 없다면, 내재화해 시너지를 내는 것이 최선인 까닭이다.
한 금융사 고위 관계자는 "삼성그룹은 일괄매각을 선호한다는 것은 사실"이라며 "KB금융은 인수 후 통합(PMI) 이슈 등으로 인해 1조원 미만 중소규모 M&A를 반복하는 일은 지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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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9월 10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