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라·신세계 '빅3' 대형업체엔 실적 개선 요인
중소업체는 수익성 부진 원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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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면세업의 주 수요층이 '유커'에서 '따이공'으로 옮겨가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보이고 있다. 이에 롯데, 신라에 이어 신세계는 빅3 대열에 올랐고 빅3의 벽은 높아지고 있다. 반면 따이공을 잡지 못한 중소업체는 부진한 수익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이슈 리포트를 통해 국내 면세시장의 수요 중심이 2017년 하반기부터 중국 여행객인 '유커'에서 '따이공'으로 이동하며 국내 대형 면세업체 수익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따이공(代工)'은 제품을 대리 구매하는 중국의 보따리상이다. 올해 들어 따이공 구매가 크게 늘면서 상반기 국내 면세시장은 전년동기 대비 47% 증가했다.
최근 중국에서 웨이상시장이 폭발적으로 확대하면서 따이공의 구매액이 급증했다. 웨이상은 중국에서 모바일 네트워크나 온라인업체에서 수입 상품을 판매하는 전자상거래 사업으로, 따이공은 웨이상에 상품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따이공의 증가는 대형업체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수의 브랜드와 물량 확보가 목표인 따이공은 면세점이 밀집된 지역을 순회하기 때문에 대형사를 주로 찾는다. 대형사도 다수의 유커와 여행사를 상대할 필요가 없다보니 모객수수료율 하락과 판촉 비용 부담이 완화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신세계디에프 실적이 뚜렷하게 개선됐다. 이에 장기간 유지되던 '호텔롯데·호텔신라' 양강 구도가 작년부터 호텔롯데·호텔신라·신세계디에프 '빅3'로 개편됐다. 2015년 3.8%였던 신세계 디에프의 점유율은 올해 6월 13.8%로 올랐다. 같은 기간 2015년 51.5%였던 호텔롯데의 점유율은 올해 6월 40.6%으로 떨어졌다.
신세계디에프의 매출 상승에는 모기업인 신세계의 브랜드 유치 능력과 따이공 구매 급증으로 인한 규모의 경제 달성이 주 원인으로 꼽힌다. 신세계디에프의 매출은 2016년 상반기 219억원, 2017년 상반기 3746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7057억원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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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이공 구매가 ‘빅3’에 몰리면서 그 외 업체들의 수익성은 떨어지고 있다. 2017년 대기업 면세점 매출과 전체 시장규모는 증가했으나 중소·중견기업 면세점 매출은 오히려 감소했다. 한기평은 “따이공 구매의 빅3 집중으로 2017년 하반기부터 실적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빅3의 영업이익률은 3.5%로 개선됐으나 그 외는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황 변화에 중소업체들은 작년부터 비용 및 수익성 통제에 들어갔다. 두산타워면세점(동대문)은 작년 영업면적을 9개층에서 7개층으로 축소하고 영업시간도 단축했다. SM면세점 또한 인사동 시내면세점을 6층에서 3개층으로 축소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작년 12월 실적 부진의 제주공항 면세점을 철수했다.
김병균 한국기업평가 평가전문위원은 "따이공으로 수요중심이 이동하면서 B2C에서 B2B로 시장 패러다임이 변화한 점은 ‘빅3’에는 호재이지만, 그 외 업체에게는 실적 부진이 지속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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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9월 28일 11:34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