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나온’ 리테일 상장 카드지만 불확실성 여전
상장 이후 FI 제한없는 경영권 행사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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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그룹이 이랜드리테일 기업공개(IPO)에 재시동을 걸었지만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IPO 성사 이후 다시금 이랜드월드 등 그룹 지원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랜드그룹은 연내 이랜드리테일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계획하고 있다. 앞서 몇 차례나 약속했던 IPO를 철회했었지만 더이상 물러날 수도 없게 됐다.
이랜드그룹은 지난해 큐리어스, 프랙시스캐피탈, 큐캐피탈, 엔베스터, 동부증권,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여섯 곳의 사모펀드(PEF)와 증권사를 대상으로 이랜드리테일 프리IPO를 진행했고, 지분 69%를 6000억원에 넘겼다. 프리IPO 투자자들은 이랜드리테일에 IPO 준비 기간 2년을 새로 부여하고 경영을 맡기기로 했다. 이랜드리테일이 정해진 시한 내 상장하지 못하면 경영권을 가져와 보유지분을 매각(바이아웃, Buy-out)하는 구조다. 그 시한이 내년 상반기까지다.
이랜드리테일은 사실상 그룹 내 유일한 알짜 계열사다. 전국에 보유한 부동산과 아울렛 시장 지배력을 통한 안정적인 이익창출능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랜드리테일 기업가치가 최대 2조원 안팎에 달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상장 이후에 대한 걱정이 제기된다. 지금은 절연돼 있는 이랜드월드와 다시 이어지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랜드리테일의 프리IPO 이후 투자자 약정에 의거해 이랜드리테일의 계열향 자금대여나 지급보증 제공 등의 직접적인 재무지원은 2500억원 한도로 제한이 걸려 있다. 하지만 계열 패션 및 외식 부문이 이랜드리테일의 업장 내에 있는 경우가 많아 영업적인 연계가 지속되고 있고, 영업거래와 관련한 자금거래가 발생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의 IPO 이후 프리IPO 약정이 종료되면 이랜드월드가 제한 없는 경영권 행사가 가능하다.
유통업 관계자는 "이랜드리테일의 매장은 핵심 상권에 위치해 있어 경쟁력 있는 상품들을 가져오면 실적을 더 끌어올릴 수 있지만 그룹 내 상품을 배치하면서 손해를 보는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랜드리테일 상장과 달리 이랜드월드 투자자 유치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 역시 이랜드월드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다는 시장의 판단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랜드리테일은 2016년 1조9004억원, 2017년 2조638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영업이익은 각각 2163억원, 2239억원을 기록했다. 이랜드월드의 별도기준 매출액은 2016년 1조6744억원에서 지난해 1조4913억원으로 하락했고 영업이익도 1210억원에서 805억원으로 감소했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냉정하게 따져봤을 때 이랜드그룹은 제조업과 유통업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는데 그럴 가능성은 커보이지 않고 이랜드리테일이 그룹 전반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캐시카우로, 또 이랜드월드 제품 주요 판매처로서 역할이 더 커질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장기적으로는 이랜드리테일의 기업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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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10월 12일 13: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