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장은 '역사적·극단적 공포'…공포·탐욕 지수 살펴보니
입력 2018.10.29 07:00|수정 2018.10.30 10:05
    양적완화 종료 쇼크 왔던 2016년 1월급 공포
    국내 지표 대입해보니…韓 역시 '극단적 공포'
    • 10월 들어 증시가 폭락하고 강(强) 달러 현상이 심화하며 국내는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이 '공포'에 사로잡히고 있다. 이번 공포는 지난 2016년 1월 미국이 처음 양적완화 종료를 시사했을 때만큼 극단적이라는 분석이다.

      금융시장에 따르면 미국 경제매체 CNN 머니(CNN Money)에서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Fear & Greed Index)는 현지시각으로 지난 24일 6, 25일 9를 가리켰다. 0에 가까울수록 공포, 100에 가까울수록 탐욕에 가깝다. 25 이하는 '극단적 공포'(Extreme Fear)를 나타낸다.

      변동성이 컸던 최근 3년 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도 이 지수가 10 이하로 내려가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가장 최근의 사례가 지난 2016년 1월이다.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양적완화를 종료하고 기준금리를 올리겠다는 의향을 내비치며 글로벌 증시가 요동쳤다. 국내에서도 외국인이 14거래일 연속으로 총 3조원의 주식을 내다 팔며 대규모 충격이 있었다.

      지금의 공포&탐욕 지수는 시장이 느끼고 있는 두려움이 그때만큼 크다는 방증으로 해석할 수 있다.

    • 공포&탐욕 지수는 국내외 금융시장 관계자들이 시장 심리를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수 중 하나다. CNN 머니는 시장변동성지수(VIX) 추이, 주가 강도, 국채 투자 수요, 주가의 강도와 시장 모멘텀 등 총 7가지의 객관적 지표를 활용해 지수를 구성한다.

      가장 눈에 띄는 지수는 역시 공포지수라고 불리는 VIX다. VIX가 50일 이동평균선을 크게 이탈해 오르면 시장의 공포가 강해지는 것으로 본다. 24일 현재 미국 VIX는 24.22로, 50일 이동평균선을 61.8%나 상회하고 있다. CNN머니는 지난 23일 VIX가 '공포'에서 '극단적 공포'로 바뀌었다고 판단했다.

      시장의 모멘텀도 중요한 요소다. 현재 S&P500 지수와 125일 이동평균선의 이격도를 측정해 반영한다. 25일 기준 S&P500지수는 125일 이동평균선을 3.42% 밑돌았다. 이 역시 '극단적 공포'에 해당하는 수치다.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종목이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보다 10% 이상 많아지며 주가 강도도 '극단적 공포' 단계로 내려왔다.

      매클레란 거래량 지수 (MVSIㆍMcClellan Volume Summation Index)로 측정하는 '주가폭' 또한 극단적 공포 단계에 속하고 있다. 이 지표는 뉴욕증권거래소의 하락 종목 거래량 대비 상승종목 거래량의 격차를 측정, 시장 상황을 판단한다. 이 지표는 최근 한달간 11.58% 떨어지며 지난 10월 초 '공포'에서 '극단적 공포'단계로 분류됐다.

      파생시장과 채권시장의 움직임도 주요 지표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풋옵션·콜옵션 비율은 0.8을 넘어서며 최근 2년내 최고치다. 투자적격등급과 비적격등급 채권 사이의 금리 격차를 뜻하는 일드 스프레드(yield spread) 최근 1.7%포인트까지 뚝 떨어지며 '극단적 공포' 단계에 진입했다.

      최근 20일간 국채 대비 주가 수익률 차이도 10월 들어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25일 기준 20거래일간 주식 수익률이 국채 수익률을 5.18% 하회했는데, 이 역시 최근 2년래 최저치다. CNN머니는 이를 근거로 이 지표 역시 '극단적 공포'를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했다.

      공포&탐욕 지수의 주요 지표를 국내 시장에 대입해보면, 국내 금융시장 역시 극단적 공포에 빠져있다고 분석할 수 있다.

      국내 대표적 공포지수인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25일 20.68을 기록하며 6개월만에 다시 20을 돌파했다. 현재 vkospi 지수는 50일 이동평균선을 53.6%나 상회한다.

      시장 모멘텀은 미국보다도 안좋은 상황이다. 25일 종가 기준 코스피지수는 120일 이동평균선을 12.6%나 밑돌고 있다. 주가 강도도 마찬가지다. 25일 52주 신고가 종목은 단 3종목에 그친 반면, 52주 신저가 종목은 766종목에 달했다.

      최근 취임한 리처드 클라리다 미국 연준 부의장이 현지시간 25일 "금리를 지속해서 인상하는 것이 연준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정책"이라는 발언을 내놓으며 시장에 확산된 공포는 좀처럼 안정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전일 미국 증시가 실적 개선세에 힘입어 반등했음에도, 국내 코스피지수는 장 한때 2020선이 위협받는등 공포에 눌려 반전의 실마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