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내 최대 실적 신한금융투자, 리더십 덕분? 매트릭스 덕분?
입력 2018.10.31 07:00|수정 2018.11.01 16:36
    IB-자기매매 쌍끌이…GIB·GMS 매트릭스 조직 덕분
    누구의 공(功)일까, 김형진 사장 임기 만료 앞두고 인사에 촉각
    • 신한금융투자가 최근 5년내 최대 수익을 내며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 올해엔 이미 3분기에 이전 전성기였던 2015년의 영업이익 규모를 뛰어넘었다. 상반기 증시 호조로 인한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익 증가와 더불어, 투자금융(IB)과 자기매매(자기자본투자·자산운용) 부문의 수익이 훌쩍 커진 덕분이다.

      배경을 두고선 해석이 여러가지다. 일단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의 부임 이후 이뤄낸 실적이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실제 성과는 그룹에서 조직한 매트릭스 조직인 GIB(글로벌&그룹투자은행)부문과 GMS(글로벌마켓&증권)부문에서 나왔다는 점이 고민거리다.

      연말 인사 시즌을 앞두고 신한금융투자 뿐만 아니라 그룹 차원의 이슈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투자는 올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 2995억원, 당기순이익 2300억원의 성과를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63.5%, 46.3%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지주로부터의 증자 이후 일시적으로 급락했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6.7%에서 9.4%로 훌쩍 뛰었다.

      그룹 내 은행과 카드에 이어 '든든한 셋째'로서의 입지도 굳혔다. 2013년만 해도 신한카드와 신한금융투자의 순이익 규모 격차는 10배에 가까웠다. 카드가 6600억원을 벌어들일때, 증권은 750억원의 수익을 내는 데 그쳤다. 지금은 격차가 불과 1600억여원 안팎으로 줄어들었다.

      신한금융투자 호실적의 핵심은 ▲위탁수수료 증가 ▲IB 수익 증가 ▲자기매매 수익 증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위탁수수료 증가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국내 거의 모든 증권사가 받고 있는 수혜다. 1년여의 증시 호황으로 수익이 부쩍 늘었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위탁수수료 수익 규모가 3분기 말 기준 219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38억원 대비 42.9%나 증가했다.

      하반기 들어 증시가 위축되며 위탁수수료 수익은 급감하는 추세다. 지난 2분기 799억원에 달했던 위탁수수료 수익은 3분기 540억원으로 32%나 줄었다. 10월 들어 코스피·코스닥지수가 나란히 연 저점을 갱신하며 4분기에도 수익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 그럼에도 불구, 신한금융투자의 향후 이익 전망은 나쁘지 않다. 과거 존재감이 없다시피하던 IB부문에서 성과가 나오고 있다. 3분기 말 누적 기준 IB부문 수익은 633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37.3% 급증했다. 인베스트조선 리그테이블 기준, 신한금융투자는 주식시장(ECM) 및 채권시장(DCM) 전 영역에 5위권 안팎의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인수금융 부문에서도 올해 10위권에 진입했다.

      신한금융투자 IB부문을 포함한 그룹 GIB부문의 분기별 영업이익 규모는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1000억원을 넘어섰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2020년까지 GIB 부문에서 연간 6000억원의 수익을 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자기매매 부문의 성과 역시 드라마틱하다. 신한금융투자의 3분기 누적 기준 자기매매 수익 규모는 261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1.9% 늘었다. 잇딴 기준금리 인하와 지금리 시대 개막으로 보유 채권에서 대규모 평가이익이 발생하기 시작한 2014년의 2249억원보다도 높은 수치다.

      3분기 수익 규모가 2분기 대비 크게 줄긴 했지만, 초저금리에 증시 변동성이 심했던 상황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경쟁사인 KB증권의 경우 자기매매 부문에서 상반기까지 사실상 손실을 낸 것과도 비교된다.

      그룹내 관심은 이런 신한금융투자 성과에 대한 '논공행상' 부분이다.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부임 초기 증권업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신한금융투자 노동조합에게 보이콧을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분기 실적으로 결국 2010년 이후 최대 성과가 나왔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그러나 실적 개선의 공(功)을 세운 곳은 따로 있다. 신한금융투자 IB부문은 이동환 부사장이, 자기매매 부문은 김병철 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이들은 신한금융투자 임원이지만, 동시에 신한금융그룹의 GIB부문과 GMS부문 매트릭스 조직을 총괄하는 책임자들이기도 하다. 결국 신금투 자체의 노력 보다는 그룹 차원의 성과가 신금투에도 좋은 영향을 줬다는 의미인 셈이다.

      그룹 내 매트릭스 조직은 조용병 회장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기도 하다.

      신한금융 내부에서도 매트릭스 조직의 성과를 인사 평가에 어떻게 반영할지를 두고 여러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결국 핵심은 매트릭스의 중심 조직인 신한금융투자로 향해 있다. 매트릭스 부문장들은 증권사의 부사장이지만, 지주는 물론 기타 주요 계열사의 겸직 부사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예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이 그랬듯이 사실 매트릭스 조직에서는 어디 사장이다, 어디 소속이다는 큰 의미가 없다"며 "매트릭스 리더들이 직급상으로는 신금투의 부사장이기도 하다보니 사실 묘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