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 대비, 자본확충 부담은 줄었지만 인력은 태부족
입력 2018.11.01 07:00|수정 2018.11.02 17:18
    보험사들 준비부족으로 IASB에 IFRS17 시행 연기 요청
    IASB, 제도 시행 연기 어렵다는 의견 밝혀
    중소형 보험사들 제 때 시스템 구축할 수 있을지 우려 커져
    • 국내 중소형 보험사들이 새로운 회계기준인 IFRS17  적용 시스템 구축에 드는 인력 부족으로 제 때 준비를 끝마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5일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국내 보험사들이 요청한 IFRS17 2021년 시행을 미뤄달라는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IASB는 준비 시한을 늦추면 늦출수록 준비에 드는 비용이 더 커진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국내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IFRS17 준비가 미흡하다는 점을 들어 IFRS17 도입 연기를 요청했다. 이들은 준비 인력 부족으로 제 때 새로운 회계기준에 맞는 재무제표를 작성하지 못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중소형 보험사들은 컨소시엄까지 구성해 IFRS17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제한적인 부분에 그친다.

      IFRS17 도입은 보험사 시스템 전반의 변화를 요구한다. 이에 맞춰 상품구성을 다시 짜야 하고, 리스크 관리 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 그만큼 드는 시간과 비용이 크다. 대형사들은 자체 인력뿐만 아니라 계리법인, 회계법인을 통해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지만 중소형사들은 관련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그러다 보니 IFRS17 도입을 놓고 보험사들간의 이견이 존재한다. 대형사들은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사간 경쟁력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날 것으로 본다. 보험상품은 크게 차별화하기 힘들지만 시스템 관리는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할수록 시스템 관리 역량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신병오 딜로이트안진 전무는 “IFRS17이 도입되면 자산-부채의 매칭이 중요해지고 금리 변화에 따른 변동성 관리가 중요해진다”라며 “이를 위해 파생상품 등을 활용해야 하는데 이런 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있는 보험사들과 그렇지 않은 보험사들간의 차별화가 뚜렷해 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금리가 오르면서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부담이 크게 줄어든 점이다.

      보험사 자본확충 이슈가 부각된 2016년만 하더라도 1.75% 수준이던 5년물 국고채 금리가 올해 2% 중반수준으로 올라갔다. 현재와 같은 금리 상승이 이어진다면 지급여력비율(RBC) 기준 150% 이하인 보험사를 제외하고는 자본확충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RBC비율 150% 이하인 보험사는 현대라이프, MG손보 뿐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올라가면서 보험사 자본확충 이슈는 수면 아래로 들어가고 있다”라며 “현재 보험사들의 고민은 제 시간 내에 시스템 구축을 완성할 수 있느냐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