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브랜드 강화’ 밝히지만 근원적 경쟁력 개선 어려워
“브랜드 혁신∙M&A 등 사업 다각화 필요”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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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이 구조적인 부진의 늪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뜨겁지만 ‘킬러 콘텐츠’가 없는 아모레퍼시픽은 자국민들에게조차 외면 받는 실정이다. 마땅한 전략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 지 오래지만 회사는 ‘자체 브랜드 강화’라는 모호한 전략을 내놓았다. 브랜드 강화를 넘어 브랜드 구조조정 수준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84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6% 감소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동기 대비 3.1% 증가한 1조 4626억원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확대로 인건비와 마케팅 비용 등 판매관리비가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실적 부진 타개책으로 아모레퍼시픽은 ‘자체 브랜드 강화’를 내놓았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사업단위로 있던 조직을 각 브랜드만 전담하는 조직으로 개편했다. 나아가 기존 브랜드들을 ‘글로벌 브랜드화’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안에 라네즈와 에뛰드를 인도로, 라네즈와 이니스프리를 필리핀에 진출시키고 중국 3~4성급 도시에 이니스프리를 진입시킨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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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대응이 실적 부진을 뒤집을 만큼의 실효성이 있는지 지적이 나온다. 실적 부진이 단순히 사드 때문이라고 하기엔 자국민도 외면한 기존 브랜드들의 국내외 경쟁력은 이미 떨어진 상태다. ‘브랜드 강화’가 아닌, 수익성이 나지 않는 브랜드를 정리하고,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질적인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현재 아모레퍼시픽은 전체 29개 브랜드(화장품∙향수∙이너뷰티∙메디컬뷰티∙매장∙생활용품∙티컬쳐)를 가지고 있다. 이중 다수의 브랜드들이 영업이익 감소와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 포트폴리오가 매우 다양한데, 대다수 브랜드가 고가와 저가 사이에서 애매한 위치에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표 로드샵 브랜드인 이니스프리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9% 감소했다. 에뛰드는 매출이 23%감소하고 영업적자가 지속됐다. 에스쁘아는 매출 1%대 성장에 그쳤다. 그 외에도 메디컬뷰티 브랜드인 에스트라는 매출이 15% 감소하고 영업적자로 전환했다. 헤어케어 브랜드인 아모스프로페셔널도 매출이 2%, 영업이익이 20% 감소했다.
해외 매출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중국시장에서도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 경쟁력은 눈에 띄게 저하되고 있다. 라네즈·이니스프리∙마몽드·에뛰드 등의 매스티지(Mass+Prestige) 브랜드의 매출액이 모두 한자리수로 역성장했다. 이젠 중국 현지 로컬 브랜드와의 경쟁에서도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매출을 견인하는 럭셔리 브랜드의 경쟁력도 약해졌다.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는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반면 경쟁사 LG생활건강의 ‘후’는 여전히 성장 중이다. 설화수는 매년 중국시장에서 50% 이상 성장해왔으나 20% 이상 성장에 그쳤다. '후'는 중국에서 올 3분기 기준으로 매출 성장률이 전년 대비 46%로 급성장했다.
회사 차원의 적극적인 사업 확장이 없었던 점도 아쉬움을 사고 있다. ‘K-뷰티’ 부상으로 글로벌 뷰티 기업들이 한국 코스메틱 브랜드를 인수하고 있다. 올해 로레알은 국내 코스메틱 브랜드인 ‘스타일난다’를 6000억원대에 인수했고, 스위스 최대 유통그룹 미그로스 그룹은 더마코스메틱 기업 ‘고운세상 코스메틱’을 인수했다. 하지만 국내 대표 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은 여전히 M&A에 소극적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로레알 등 글로벌 기업은 자체 브랜드 성장도 이끌었지만 꾸준히 M&A를 해오면서 성장했다”며 “아모레퍼시픽은 ‘(자체)브랜드 회사’의 강점을 내세우면서 트렌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아모레퍼시픽은 “잠재성 높은 브랜드와 관련해 신규 시장 개척을 위한 M&A 검토를 준비하려고 한다”며 “아무래도 M&A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회사 입장에서도 어떤 방식으로 해나갈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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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11월 04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