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임원들, 연말인사 시기에 ‘촉각’
입력 2018.11.07 07:00|수정 2018.11.08 10:02
    이재용 부회장 구속으로 최근 연말인사 시점 오락가락
    지난해 50대 사장단 중용하면서 인적쇄신 단행
    올해엔 주요 임원인사에 방점 찍힐 것이란 관측
    • 삼성그룹 임원들이 연말 인사 시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총수 구속이란 위기 상황에 최근 몇 년 동안 연내에 연말인사를 마무리 짓지 못했다. 그룹 내부에선 지난해 사장단을 인적 쇄신한 만큼 올해엔 부사장급 이하 임원들에 대한 세대교체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은 통상 12월 초 사장단 인사를 시작으로 연말인사를 단행했다. 연말까지는 임원인사를 마무리 지었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 직전과 이후인 지난 2016년과 2017년 연말인사에는 변화가 생겼다.

      지난 2016년 연말 사장단 및 임원 인사는 이재용 회장 구속 여파로 다음해 5월이 돼서야 부분적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연말 인사는 금융사 인사를 끝으로 올해 2월까지 이뤄졌다. 이전만 하더라도 일괄적으로 그룹인사를 통해 사장단 및 임원인사가 이뤄졌다면 2016년부터는 각 계열사별로 상이한 시점에 인사가 진행되고 있다.

    • 올해도 그룹차원 보다는 계열사 별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미래전략실이 해체되면서 그룹 인사 시스템 자체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룹 인사 담당자와 계열사 인사담당자 간의 교류도 없어진 상황이다.

      다만 각 계열사 연말인사가 시점상으론 올해를 넘기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한 삼성그룹 관계자는 “아직까지 인사에 대해서 특별하게 나오는 이야기는 없다”라며 “다만 정상적인 경영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서라도 이전과 같이 연말에 인사를 끝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말인사에는 주요 임원인사에 ‘방점’이 찍힐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금융계열사까지 50대 사장단으로 교체하면서 사장단에 대한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삼성전자는 핵심사업을 이끈 50대 부사장 7명이 대거 승진했다. 반도체 부문의 진교영 부사장이 메모리사업부장으로, 강인엽 부사장은 시스템 LSI 사업부장, 정은승 부사장은 파운드리 사업부장으로 승진하면서 ‘성과 있는 곳에 승진 있다’는 삼성그룹의 인사원칙을 지켰다.

      올해에도 반도체 부문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규모의 승진인사가 예상된다.

      금융부문에서도 지난해 대규모 사장단 인사가 이뤄졌다. 삼성생명은 현성철 삼성화재 부사장을 사장으로, 삼성화재는 최영무 삼성화재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삼성증권과 삼성자산운용도 사장단으로 각각 구성훈 삼성자산운용 사장과 전영묵 삼성증권 부사장을 앉혔다. 60대 사장단을 50대로 인적 쇄신을 단행한 결과다.

      이번 금융사 연말인사에선 부사장 급 이하 임원 인사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금융사에선 사장단 교체를 제외하고는 실무에서 일하는 임원들의 인사 적체가 상당기간 지속됐다.

      삼성전자 같은 제조업 계열사들은 젊은 임원 발탁이 수시로 이뤄졌지만, 금융사는 임원들의 역할이 관리에 집중된 탓이다. 제조업과 달리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문화가 금융사에는 여전히 남아있다. 그런 점에서 올해 연말인사에선 주요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물갈이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 관계자는 “인사 적체를 풀기 위해서라도 임원인사에서 인적 쇄신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라며 “금융사 같은 경우 지난해 2월에 이뤄졌지만 올해엔 연내에 연말인사가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 예상이 많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