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되면 단숨에 국내 택배업계 2위로 '껑충'
탄탄한 물류 네트워크 고려하면 이커머스 시장에서도 유리
-
롯데그룹이 통합 물류회사 출범을 선언한 가운데 택배에선 CJ, 이커머스(E-Commerce)에선 신세계와의 경쟁이 본격화할 조짐이다. 롯데가 ‘물류 통합’이라는 한 개의 카드로 두 경쟁 그룹을 동시에 잡을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재계는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계열사 간 통합 및 정리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롯데그룹의 이번 결정을 증권업계에서는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물류 규모를 키우는 동시에 경영 효율성도 높이고 이커머스 사업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사업 결단이 빨라진 점도 눈길을 끈다. 잘 할 수 있는 사업의 경쟁력은 키우고, 유지하기 어려운 사업은 매각에 나서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물류 투자 확대에도 힘이 실릴 것이란 분석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롯데그룹이 2016년 인수한 현대로지스틱스가 전신이며, 롯데로지스틱스는 그룹 내 화물을 취급하는 물류 계열사다. 두 회사의 외형 규모가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돼 합병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국내 택배업계 2위 자리는 무난하게 꿰찰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또한 롯데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한 인수·합병(M&A)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만큼 ‘글로벌 톱티어(Top-Tier) 물류사’라는 타이틀을 놓고 CJ대한통운과의 경쟁도 예상된다.
현재는 CJ가 대한통운 인수를 발판으로 해외 시장 확장에 공격적으로 나서며 물류 부문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CJ대한통운은 2013년 중국의 중량물 운반기업 스마트카고를 인수에 이어 2015년에 중국 물류기업 로킨(Rokin)을, 2016년에는 말레이시아의 물류기업 센추리로지스틱스를 인수해 신흥국 물류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 상태다. 또 올해는 미국 DSC로지스틱스 지분 인수에 이어 독일 물류회사인 슈넬레케 인수를 추진하는 등 미국과 유럽으로 사업 반경을 넓히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택배업계 2위인 한진택배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8000억여원 수준이라 한진택배를 뛰어넘는 것과 동시에 CJ대한통운과의 격차도 국내 시장에서는 금방 좁힐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해외 사업의 경우 롯데는 그룹 시너지 확보가 가능한 지역으로 일단 한정짓고 있어서 CJ와의 M&A 방향성은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물류센터를 온라인 사업 강화의 핵심으로 두고 있는 신세계와 경쟁에서도 향후 롯데가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롯데그룹이 물류사 통합 후 3000억원 규모의 메가허브(Mega Hub) 터미널을 구축할 계획인 점은 이커머스 경쟁사인 신세계를 긴장하게 만드는 대목이라는 의견이다.
특히 이커머스 시장에서 불 붙은 신선식품을 비롯해 냉장 또는 냉동이 필요한 ‘식품 배송’의 경우 라스트 마일 배송(Last Mile Delivery; LMD) 서비스가 중요해지는 상황이다. 물류를 통합한 롯데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합한 신세계보다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도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롯데로지스틱스는 국내의 유통·식품·제조 등 다양한 업종에서 물류 인프라와 운영 노하우를 가지고 있으며,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택배 사업에 강점이 있다. 따라서 두 회사가 합쳐지면 롯데는 물류 전체 영역에서 원스톱(One-Stop) 서비스를 제공하기 수월해지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통합 물류사의 탄탄한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을 고려하면 향후 신세계와 롯데의 물류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며 “이커머스는 결국 물류 경쟁력을 얼마나 갖추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에 롯데 입장에선 물류사 통합과 투자로 국내 택배 시장뿐만 아니라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경쟁력까지 확보한 셈”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11월 28일 17:48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