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사장 출신 외부인사들도 언급돼
손보·운용은 연임 가능성…19일 계추위 열려
-
'제 2기 윤종규 호(號) '의 두 번째 사장단 인사가 조만간 단행된다. 연임 이후 그간 안정에 초점을 맞춰 변동폭이 적은 인사를 단행했던 윤 회장이 올해엔 어떤 선택을 할지 금융권의 관심이 모인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오는 19일에 계열사 대표이사후보 추천위원회를 열고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계열사 사장의 연임 여부 및 신규 사장 후보에 대해 논의할 전망이다. 올해엔 총 14명의 계열사 대표이사 중 9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지난해 연말 사장단 인사 때엔 임기 만료를 맞이한 10명 중 2명만 교체했다. 윤 회장의 연임과 회장-행장 분리로 안팎이 시끄러웠던 시기라 변화보단 안정을 추구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사장단에 변화를 모색한다면 올해가 적기일 거란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계열사는 KB증권이다. 현대증권 합병 이후 윤경은 전 현대증권 사장과 전병조 전 KB투자증권 사장의 '동거'가 계속돼오고 있다. 두 사장이 각자대표로 영역을 나눠 맡는 의사결정 구조에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다는 지적이 여전하다.
윤 사장의 경우 현대증권 시절의 이슈로 인해 지난해 11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것이 부담이다. 당시 KB증권도 징계를 받았고, 이로 인해 발행어음업 진출은 1년이 넘도록 미뤄지고 있다.
윤 사장의 담당 부문인 트레이딩(Trading) 부문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점도 임기만료 후 '아웃'을 예상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KB증권 자산운용부문 순이익은 8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76억원의 10분의 1 수준이다. 50%에 가까웠던 회사 순이익 기여 비중도 4%로 급감했다.
전병조 사장은 기업금융(IB)과 글로벌을 맡아 베트남 내 현지 증권사를 인수하는 등 일정부분 성과를 냈다. 그러나 조직 장악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리테일 및 홀세일, 그리고 IB 내 일부 조직은 여전히 옛 현대증권 출신들이 상당한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 사장이 연임된다면 조직 장악 강화를 위해 현대증권 출신으로 홀세일(Wholesale)부문을 책임지고 있는 공현무 부사장의 존재감이 커질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전병조 사장의 주도 아래 '전병조-공현무' 패키지가 형성됐다는 언급도 나오고 있다.
차기 KB증권 수장으로는 두 현직 사장의 연임 가능성 외에 그룹 안팎에서 몇몇 인사가 열거되고 있다. 그룹 내에서는 CIB부문장으로 그룹 상업투자은행(CIB) 통합 조직 조기 정착에 공을 세운 전귀상 국민은행 부행장, WM을 총괄 담당하고 있는 박정림 국민은행 부행장이 거론된다.
특히 박 부행장의 경우 부행장 5년차로 한때 행장 후보로도 언급됐던 인물이다. 지난 2년간 그룹WM총괄을 맡아 증권의 리테일 전략을 꼼꼼히 챙겨보기도 했다.
그룹 밖에서는 강대석 전 신한금융투자 사장, 홍성국 전 미래에셋대우 사장, 김신 SK증권 사장 등이 언급된다. 윤 회장은 은행이 아닌 계열사, 특히 증권의 경우 해당 산업을 잘 아는 사람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 전 사장은 지난 10월 하이투자증권 사장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홍 전 사장 역시 평사원 출신으로 리서치센터장을 거쳐 사장 자리에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로, 내부 관리 능력이 검증됐다는 평가다. 김신 사장도 물망에는 오르긴 했지만 SK증권 성장에 집중하고 싶다며 본인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KB증권을 제외하고는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의 연임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양 사장은 '2+1'임기를 마치게 되는데 재무통인 윤 회장의 지주 내 '재무 라인' 중 핵심 인물로,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도 언급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KB손해보험에 상당한 힘을 실어주고 있는만큼 재연임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KB자산운용 조재민 사장과 이현승 사장의 연임 가능성도 언급된다. 조 사장의 경우 평판 악재에도 불구하고 윤 회장이 신뢰를 보낸데다, 올해 자산운용의 실적도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이현승 사장은 불과 1년의 임기를 소화했다.
반대로 KB캐피탈과 KB부동산신탁의 경우 교체 가능성이 부각하고 있다. 박지우 KB캐피탈 사장과 정순일 KB부동산신탁 사장은 나란히 '2+1+1'로 총 4년의 임기를 역임했다. 대부분 계열사 사장단이 1960년대생으로 젊어졌고 1970년대생 사장까지 등장한 상황에서, 50년대생 최고경영자라는 점도 교체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언급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하며 다시 턱 밑까지 추격한 상황이라 윤 회장도 고심하고 있을 것"이라며 "내년 전반적으로 금융업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분위기 쇄신과 내부 혁신을 위해 중폭 이상의 물갈이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12월 12일 12:03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