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기 전망 어둡지만…의류·식료품 등 소비재 성장 기대
입력 2018.12.17 07:00|수정 2018.12.14 15:37
    경기 침체 속 필수 소비재 비교적 안정적 성장 부각
    중국인 관광객 회복 · 개별 기업 고성장 등 기대요소 있어
    • 내년 국내 경기에 관한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식료품·의류·화장품 등 소비재 기업들이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중 무역분쟁과 금융시장 불안 등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2019년 국내 주요 산업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이에 증권가에선 국내외 경기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에 비탄력적인 필수 소비재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좋은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먼저 식료품 기업들의 국내외 수요가 확대되며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판매량 회복과 판매가격 상승에 따라 실적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몇 년간 계속되어 온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우려감이 완화되면서 해외시장 성과도 부각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시장 진출과 HMR(가정간편식) 매출증가가 음식료 기업의 실질적인 실적 개선을 이끌어내고 있으며 최저임금 인상 등 비용 증가 압박이 큰 음식점에서 HMR 등으로 수요가 이동할 수 있다”고 전했다.

      패션업의 불투명한 전망에도 불구하고 의류 산업 규모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관심을 끈다. 한국 패션 시장 규모는 2010년 34조원에서 2017년 42.5조원으로 연평균 3% 성장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의류 업종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0% 증가가 예상된다. 2019년에는 17% 증가할 전망이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랜드 업체들의 영업환경이 녹록지 않으나 국내 패션업체들의 해외 사업 확장과 사업 다각화 등 확연하게 변화하는 사업 구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미중 부역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은 중장기적으로 동남아 국가에 생산 기반을 확보한 국내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업체들의 경쟁력 부각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이후 실적 악화를 겪어온 화장품 업종도 반등 가능성이 거론된다. 대표 화장품 업체인 아모레퍼시픽이 2017~2018년 연속 감익을 겪었으나 다른 업체들은 2018년부터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이다. 중국과의 불화가 막바지로 진입하면서 중국인 수요 증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점이 크다. 나 연구원은 “화장품 업종은 2019년 관광객 시장 회복과 구조조정 일단락, 해외 사업 성장에 힘입어 2018년 대비 영업익이 20% 증가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올해 눈에 띄게 성장한 개별 기업들이 그 성장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히트 화장품 'Age20’s'로 유명한 애경산업의 올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21.5% 규모 증가한 237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중국의 광군제 기간 동안 수출 매출이 전년 동기간 대비 100% 이상 증가했다. 고성장을 이어간다면 2019년 화장품 해외 매출은 52.1% 오른 217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의류에선 휠라코리아의 성장이 가파르다. 휠라코리아는 2015년 말부터 리브랜딩에 총력을 쏟은 결과 국내외에서 재평가되고 있다.2016년 9671억원이었던 매출은 2017년 2조5303억원으로 급상승했다. 올해는 2조9478억원의 매출이 전망된다. 이미 중국에선 브랜드 입지를 다진 휠라코리아는 2019년에는 본격적으로 미주 및 유럽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 올해 하반기부터 급랭한 소비 심리로 인한 내수 침체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크다. 다만 향후 내수 진작에 긍정적인 요소들이 기대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중국의 구조적인 소비 확대와 소비 고도화도 국내 경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2017년 사드 이후 급감한 중국인 방한 관광객 수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인 입국자 수의 회복이 추가적으로 진행된다면 내수 소비의 상향 이동이 기대된다는 평이다. 소비자 심리 개선에 긍정적 역할을 담당하는 구인구직 비율도 2017년 말 저점을 찍은 후 상승 추세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고용의 질적 회복과 소득 확대, 소비 심리의 개선 가능성 등 사이클 상 저점 통과를 기대해 볼 수 있는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국내 소매 판매 증가율이 회복세를 보이는 경우 유통업종의 상대 퍼포먼스가 양호하게 형성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