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줄줄이 법정관리행...내년은 더 불안
입력 2018.12.18 07:00|수정 2018.12.17 17:51
    중소기업 줄줄이 도산
    서울회생법원, 11월달 법정관리 건수 평달에 두배 이상
    늘어나는 법정관리에 판사 수 늘리고 전문성 강화 요구 커져
    금리 상승기 접어들면서 내년도 우려는 더 커
    • 중소기업들이 한계기업으로 몰리고 있다. 내년에는 금리인상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중소기업은 더욱 많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회생법원은 인력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접수 된 법정관리 건수는 총 355건으로 작년 동기 대비 약25%가량 늘었다. 특히 지난달에는 법정관리를 신청한 기업의 숫자가 47건에 이르렀다. 보통 평균 한달 20건에 비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업종이야 워낙 다양해서 특정잡기는 힘들지만 이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부채규모 100억 미만의 중소기업들이란 점이다.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금융감독원 자료에서도 드러난다. 10월말 국내 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전월대비 0.08%포인트 상승한 0.64%를 기록했다. 부실징후를 보이는 중소기업은 2321개로 이중 180개사는 워크아웃 및 법정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회생법원에선 현재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금리 인상으로 이자부담이 더 늘면서 법정관리에 들어오는 중소기업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현재는 부채규모 100억 미만의 영세한 기업이 들어온다면 금리 상승기에선 이보다 규모가 큰 회사라도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회생법원 내부에선 현재 인원으로 내년에 들어오는 법정관리 업무를 제대로 처리 할 수 있겠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금도 판사 한 명이 처리하는 법정관리 건수가 예년에 비해 두배가량 늘었다.

      한 회생법원 관계자는 “조선, 해운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대기업 법정관리가 줄어든 반면 소규모 영세한 중소기업들이 줄지어 법정관리에 들어오고 있다”라며 “인력은 부족하고, 3년마다 판사들이 바뀜에 따라 전문성도 떨어져 내년에는 어떻게 인력을 운영해야 하나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다”라고 말했다.

      이는 일자리에도 직격탄을 줄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들이 투자를 늘린다고 해도 일자리 창출이 안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석유화학업계가 2023년까지 14조5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지만 이들이 밝힌 고용증대 효과는 1685명에 불과하다. 내년도 일자리 예산이 22조9000억원 인 것을 감안하면 한해 일자리 예산의 절반 이상이 투자되는데도 고용창출 인원은 고작 1000여명에 불과한 것이다.

      반면 중소기업의 부실은 곧바로 일자리에 직격탄이다. 특히 이들 기업도산은 곧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또한 이들 기업 대부분이 글로벌 경쟁력을 잃어가는 산업에 속하다 보니 여기서 나온 인력을 받아줄 기업도 많지 않다.

      한 재계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곧바로 대량 실업을 유발할 수 밖에 없다”라며 "금리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라 내년에는 부채규모가 더 큰 기업들이 줄줄이 법정관리에 들어올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