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운용 철수' 김태원 NH證 부사장 선임에…증권街 '우려'
입력 2018.12.19 07:00|수정 2018.12.21 09:57
    '철수 장본인' 평가 여전…운용업계 발탁도 이례적
    "자칫 컴플라이언스에 부담될 수 있을 것"
    • 김태원 전 골드만삭스자산운용 영업총괄이 NH투자증권 홀세일사업부 대표(부사장, 사진)으로 깜짝 선임되며 배경에 증권가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국내 대형 증권사에서 자산운용업계 인물을 사업부 대표로 발탁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데다, 김 부사장에게는 '영업 달인'이라는 호칭 외에도 아직 '골드만운용을 철수시킨 장본인'이라는 평가가 따라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김태원 현 DS자산운용 공동대표를 홀세일 부문 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키로 하고 인사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이번 인사는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가 직접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신임 부사장은 옛 럭키증권 및 LG투자증권 출신으로 토러스투자증권 홀세일사업본부장을 거쳤다. 2011년 3월 골드만운용 영업총괄을 맡으며 자산운용업계로 자리를 옮겼다. 2012년 11월 골드만운용이 한국에서 전격 철수한 이후, 한화자산운용 전무를 거쳐 2016년부터 DS자산운용 마케팅부문 대표를 맡아왔다.

      이슈가 되고 있는 부분은 김 신임 부사장의 골드만운용 시절 행보다. 김 부사장은 당시 임태섭 골드만운용 공동대표와 갈등을 빚었다는 것이 복수의 금융권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갈등의 원인은 주로 컴플라이언스(준법) 부문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는 한국 운용업 진출 후 5년 간 적자에 시달린데다, 컴플라이언스 이슈까지 불거지자  한국 내 운용업 철수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김 신임 부사장이 NH투자증권으로 이직한 후에도 이전의 영업방식을 고수한다면, 컴플라이언스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김 신임 부사장의 영업력은 누구나 인정하는 것이지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영업 방식 측면에서 이전에 이슈를 일으킨 것은 사실"이라며 "그것만이 원인은 아니지만, 골드만삭스가 한국 운용업 철수를 결정하며 고려한 여러 요인 중에 하나인 것은 맞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이에 대해 김태원 부사장 본인은 "나로 인해 골드만운용이 한국에서 철수했다는 소문이나 평가는 전혀 근거가 없다"고 해명했다.

      자산운용업계에서 10년 가까이 커리어를 쌓은 인물을 외부 영입한 데 대해서도 의견이 갈린다. 전례를 찾기 어려운 까닭이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기관투자가 대상 영업은 아무래도 결이 조금 다른데다, NH투자증권 사내에도 홀세일 부문에서 경력을 다져온 영업전문가들이 존재하는 까닭이다.

      게다가 NH투자증권은 인사적체로 상당기간 고심해왔다. 올해에도 1962년생 임원들을 일괄 퇴진시키며 대규모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그 와중에 핵심 영업직 최고위 자리를 외부인사에게 맡긴 건 내부 사기에 영향이 없지 않을거라는 평가다.

      이에 대해 한 농협금융그룹 관계자는 "정영채 대표가 김태원 부사장의 조직관리 능력보다는 '방대한 개인 네트워크'를 높게 평가해 영입을 결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회사의 영업력을 한층 키워 내년 업황 침체에 대비하려는 포석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