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승진· 2명 선임 '의외'라는 평가
현대증권 출신들 어떻게 다독일지가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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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이 신임 대표이사로 박정림 국민은행 부행장과 김성현 KB증권 부사장을 선임했다. 통합 KB증권 출범 이후 첫 최고경영자(CEO) 교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이 같이 KB증권 대표이사 인사를 내정했다. KB금융지주는 19일 계열회사 대표이사 추천위원회를 열고 이를 정식으로 의결할 계획이다.
박정림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는 국민은행 부행장으로 KB증권 부사장을 겸직하며 WM부문을 총괄해왔다. 또 김성현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는 KB증권의 전신인 한누리투자증권 시절부터 투자은행(IB) 부문을 담당해왔다.
현 경영진의 연임 가능성도 일부 언급됐지만, 윤경은·전병조 각자대표가 17일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히며 CEO 전면 교체에 속도가 붙었다. 두 대표는 KB증권의 통합에 일정 부분 성과를 낸만큼, 용퇴하자는 데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반기들어 본격적으로 KB증권을 비롯한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 심사에 착수한 KB금융지주는 논의 결과 내부 승진 및 각자대표체제 유지로 결론을 내렸다. 조직의 사기를 감안한 것은 물론, '증권을 아는 사람이 증권사를 맡아야 한다'는 윤종규 회장의 인사 철학이 담긴 결정으로 풀이된다.
다만 또 다시 두 명의 대표이사 체제를 택한 점은 의외라는 평가다. 기존 윤경은-전병조 각자대표 체제는 부문간 실적 경쟁으로 인해 시너지를 내기 어려웠다는 지적이 안팎으로 쏟아졌다. 구 현대증권 출신 1명, 구 KB투자증권 출신 1명씩을 대표로 세우며 조직 통합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도 있었다.
이 때문에 대표이사 임기를 앞두고 KB증권 노동조합은 '내부 승진'과 '단독 대표 체제'를 인사 원칙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물론 조직관리의 큰 틀에서 보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김성현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는 2002년부터 투자은행(IB) 업무를 담당해오며 KB증권을 한국 최고의 채권 하우스로 키워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다만 IB 외의 업무에 대한 전문성과 조직 장악력은 부족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반면 함께 대표이사로 선임된 박정림 신임 대표이사는 IB 부문에 대한 전문성은 부족하지만, 리테일과 자산관리 등 영업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인물이다. KB금융지주 입장에선 두 개의 바퀴로 균형을 만들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평가다.
다만 옛 현대증권 출신들의 불안감을 어떻게 다독이느냐가 또 다른 이슈로 등장할 전망이다. 윤경은 전 대표는 리테일-홀세일-트레이딩 등 담당영역에 옛 현대증권 출신 임원들을 두루 배치했었다.
윤 전 대표의 사임과 더불어 이들의 앞날도 불투명해졌다는 평가다. 박 신임 대표는 리테일 부문에 강한 개혁의지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조만간 단행될 임원인사에서 옛 현대증권 출신들의 향방이 조직 내 사기에 영향을 미칠 거라는 예상이 많다.
홀세일 및 세일즈앤트레이딩 부문을 누가 담당할지도 이슈다. 박 신임 대표는 리테일, 김 신임 대표는 IB에 각각 강점을 가지고 있다. 대표를 보좌해 핵심 업무 영역을 담당할 임원도 조만간 가려지게 된다.
KB증권은 대표이사 교체와 함께 신규 사업에도 다시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KB증권은 18일 금융당국에 발행어음업 인가를 신청했다. 지난해 7월 신청했다가 법인 징계 등의 영향으로 지난 1월 철회한 지 11개월만이다. 인가가 나면 국내 초대형금융투자사업자 중 세 번째로 어음을 발행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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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12월 19일 16:3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