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경영전략·지원 담당…임원 생활 절반은 홍보 맡아
승진 속도도 파격적…지역안배 인사라는 평가도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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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NH투자증권 임원인사는 여러 측면에서 '파격'으로 통한다. 핵심 임원일지라도 1962년생이면 예외없이 퇴진시켰고, 홀세일사업부 대표를 외부에서 발탁했다. 여기에 파격적 승진으로 주목받는 인물도 있다. 배경주 신임 자산관리전략총괄 전무다.
배 전무는 주로 경영전략·지원 부문에서 커리어를 쌓아왔다. '자산관리 전문가'로는 보기 어렵다는 평이 많다. NH투자증권에서 내부 승진한 전무는 차기 대표이사 후보군에 포함된다는 점에서 인사 배경에 증권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최근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배 전무는 윤병운 IB1사업부 대표, 최승호IB2사업부 대표, 권순호 기관영업본부장과 함께 4명의 전무 승진자 명단에 포함됐다.
함종욱 전 자산관리전략총괄 전무, 김재준 전 WM사업부대표, 박의환 IC(기관고객)사업부 대표 등 1962년생 이상 핵심 임원들이 대거 퇴임하며 NH투자증권 고위 임원진은 2명의 부사장과 5명의 전무로 꾸려지게 됐다. 농협금융그룹에서 계열사 전무급 이상 임원은 차기 사장 선임시 내부 승진 후보자 명단에 들어가게 된다.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배 신임 전무의 승진 배경과 속도다.
배 전무는 2013년 10월 상무보로 승진하며 임원으로 선임됐다. 당시 우리투자증권은 7월 김원규 신임 대표이사를 임명하고 조직 개편과 임원 승진 인사를 한 차례 단행했는데, 3개월 뒤인 10월 한 차례 추가 선임을 통해 배 전무를 임원으로 임명했다.
배 전무는 임원이 된지 불과 5년만에 차기 사장 후보군에 포함된 셈이다. 만년 인사 적체에 시달리던 NH투자증권임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승진 속도라는 평가다.
자산관리총괄 전임자인 함 전 전무는 임원 선임부터 전무 승진까지 7년이 걸렸다. 정영채 현 NH투자증권 대표는 2005년 상무로 영입된 후 2009년 전무로 승진했지만, 이후 6년이나 전무에 머물러있었다. 2013년 당시 배 전무와 상무보로 함께 선임된 '임원 동기'들은 이번 인사 후에도 여전히 상무에 머물고 있다.
배 전무가 밟아온 길 역시 '전문가 집단'인 NH투자증권의 색깔과 잘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안팎에서 나온다. 배 전무는 주로 경영기획·경영관리·인사홍보 등 '안살림' 역할을 맡아왔다.
1989년 옛 LG증권에 입사해 경영기획혁신팀장과 경영관리팀장을 맡았고, 임원 생활의 절반은 인사홍보본부장 겸 프로골프단장으로 지냈다. '영업'이라고 할 수 있는 보직을 맡았던 건 지점장 6년과 강남지역본부장 2년 정도다.
옛 NH투자증권 고위 임원 출신 한 관계자는 "배 전무가 2년정도는 더 자산관리나 상품, 영업 부문에서 실적을 쌓은 뒤 승진했다면 뒷말이 훨씬 덜 나왔을 것"이라며 "IB로 치우쳤다는 비판이 있긴 하지만, 대체로 실력 중심의 인사를 중용하는 정영채 대표의 인사 스타일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NH투자증권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의 배경에 대해 이런 저런 언급만 무성한 상태다.
가장 잦은 언급은 농협지주의 '배려' 가능성이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전남 나주,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전남 보성 출신으로 NH금융그룹 내부에 전남 출신 인사들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직원들 사이에서는 전남 순천 출신인 배 전무를 챙긴 것 아니냐는 얘기들이 나온다.
배 전무는 1964년생으로, 최승호 전무와 함께 이번 전무 이상 승진자 중 가장 나이가 많다. 현재 NH투자증권의 인사 원칙대로라면 2년 후에는 퇴임이 불가피하다. 세대교체 차원의 인사로 보기엔 어렵다는 평가다. 실제 현재 NH투자증권의 주류 임원층은 1967년생 전후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연말 임원 인사가 예상보다 늦어진 배경으로 배 전무가 지목되는 등 NH투자증권 내부에서도 상당한 의문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여러모로 올해 NH투자증권 임원 인사는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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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12월 24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