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 2019년 신년사서 '코스닥'조차 언급 없어
4분기 수익률 선방? 삼성전자 편입비중 낮아 생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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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한국거래소가 야심차게 도입한 새 벤치마크 지수 KRX300의 존재감이 갈수록 희미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미 '무의미한 지수'라는 평가를 내린데다, 새해에도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모양새다.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새해 내놓은 2019년 신년사에선 코스닥이나 새 벤치마크 지수에 대한 언급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일반적으로 금융위원장 신년사는 이전 해 정책의 실행사항을 자평하고, 새해 중점을 두고 있는 정책에 대한 언급으로 구성된다.
2018년 신년사에는 코스닥에 대한 언급이 3문단에 걸쳐 실렸다. "코스닥 시장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신규 벤치마크 지수 개발 등 실질적인 투자유인을 마련하기 위해 고민하겠다"며 상당부분 비중을 할애했다.
2019년 신년사에서는 KRX300 지수에 대한 자평은커녕, '코스닥'조차 단 한 차례도 언급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활성화 정책의 실패를 자인한 것', '처음부터 1년짜리 보여주기식 정책이었다'는 평가들이 나온다. 올해 금융위의 관심은 코스닥보다는 금융그룹 통합감독과 증권사 경쟁력 강화 등 자본시장 혁신과제쪽으로 옮겨간 모양새다.
정부의 무관심 속에 KRX300지수는 시장 안착에서 사실상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2월말 기준 KRX300지수 추종 자금 규모는 9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11월 1조원 수준까지 증가했다가 연말 감소세로 돌아섰다. 상장지수펀드(ETF)가 7500억여원, 펀드가 1500억여원 수준이다.
당초 지수를 내놓기 전 정부와 거래소는 120조원 이상의 자금에 새 지수가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현실은 달랐다. 1조원도 채 되지 않는 추종자금 규모가 300개 종목에 분산투자 되는만큼, 수급상 영향력은 '제로'에 가깝다는 것이 현장의 판단이다.
한 중견운용사 운용역은 "11월말 코스닥150 및 KRX300 종목 정기변경이 있었는데 시장의 관심은 코스닥150에만 쏠렸다"며 "도입한 지 1년이 다 돼가지만 사실상 무의미한 지수로 사장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실제로 당시 코스닥150에 신규편입된 에스티큐브·대한광통신 등 일부 기업은 수급이 개선되며 주가가 단기 급등하는 등 효과를 봤지만, KRX300 신규 편출입 종목 43곳에선 유의미한 변화를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코스닥150지수 추종 자금 규모는 4조~5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거래소도 지수 발표 뒤 10개월이 지난 지난달 10일에야 지수차익거래 대상에 KRX300을 추가했다. 이전까지는 지수차익거래 대상에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지수만 포함돼있었다. 이 대상에 포함돼야 프로그램 매매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국민연금·우정사업본부 등 주요 연기금 중 KRX300을 벤치마크 지수로 도입한 곳은 우정사업본부 한 곳 뿐이다. 그나마도 코스피200을 KRX300으로 전면 교체한 것이 아니라, 인덱스 자금 중 일부를 KRX300에 집행한 정도다.
거래소가 지난 9월 주요 연기금을 대상 KRX300 마케팅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KRX300을 주요 벤치마크 지수로 편입하려는 움직임은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의 정책적 고려조차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 말 그대로 '사장'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4분기 폭락장에 KRX300 추종 펀드가 코스피200 추종 펀드보다 2%포인트가량 나은 수익률을 내며 잠시 주목받기도 했지만, 단순히 이 기간 주가가 급락한 삼성전자 편입 비중이 낮아서 생긴 일"이라며 "코스닥 바이오 대형주를 담고있는 KRX300이 코스피200보다 변동성이 적다고 보는 투자자는 단 한명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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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1월 02일 11:56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