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인가승인 관건은 금융주력자 인정ㆍ새 주주 초청
입력 2019.03.27 07:00|수정 2019.03.27 09:50
    신한금융과 '주도권' 두고 이견...신한 나간 후 줄줄이 이탈
    벤처캐피탈에 이어 한화투자증권도 새로 주주로 초청
    토스, 34%이상 지분 소유하려면 '금융주력자 지위' 인정 필요
    감독당국 '예단하기 어렵다'…결론은 5월중 나올 전망
    • 핀테크업체 비바리퍼블리카(토스)가 글로벌 VC(벤처캐피탈) 등을 참여시킨 컨소시엄으로 제3인터넷은행 ‘토스뱅크’ 인가에 도전한다. 다만 신한금융ㆍ현대해상 등 대형 금융사 주주의 이탈, 정확히는 토스가 이들을 내보낸 상황에서 선뜻 감독당국 승인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새로운 금융사 주주를 초청하거나 토스 측이 금융주력자 인정을 받아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토스는 27일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 예정이다. 현재까지로는 토스가 최대 주주로 나서고 벤처캐피탈 등이 나머지 지분을 나눠 소유하는 형태다. '한국형 챌린저뱅크'를 설립해 혁신금융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그간 토스는 제3인터넷은행 설립을 위해 신한금융ㆍ현대해상 등 대형 금융사들과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했으나 지난주 이들과 결별했다. 신한금융과 토스가 밝힌 결별의 원인은 "서로 원하는 사업 모델이 달랐기 때문"이라는 것.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토스는 신한금융이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FI)로 남아주길 바랐지만 신한금융은 그 이상을 원했던 점이 결별의 결정적 원인으로 꼽힌다.

      신한금융은 컨소시엄에서 단순한 '쩐주'가 아니라 실제 운영에 참여하는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하는 한편, ‘토스뱅크’를 강력한 은행업 규제를 피해 IT업체들과 여러 혁신적 시도를 하는 ‘테스트 베드’로도 활용할 계획을 잡고 있었다.

      반면 토스는 신한금융의 이런 시도를 부담스러워했고 신한 등이 자금만 대기를 바랬다. 아울러 신한금융이 생각한 ‘오픈 뱅킹’ 모델보다는 중신용 개인 고객 및 소상공인(SOHO) 고객에 집중하는 니치 마케팅(틈새 시장 공략) 위주의 ‘작은 은행’을 그렸다. 이 과정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토스 측이 먼저 신한금융에 컨소시엄에서 나가주길 요청했다.

      신한금융이 나가자 현대해상 등 다른 주주들도 컨소시엄 불참을 밝혔다. 현대해상도 토스가 제안하는 사업 모델에 동의하지 않았을뿐더러 신한 이탈 등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기자 최종 불참을 결정했다.

      내홍을 겪은 이후 토스는 대형 금융사를 제외하고 벤처투자자를 끌여들였다. 글로벌 VC인 알토스벤처스ㆍ굿워터캐피탈ㆍ리빗캐피탈이 각각 9%를 투자하고, 한국전자인증과 국내 온라인 패션쇼핑몰 무신사가 각각 4%와 2% 지분으로 참여한다고 토스 측은 밝혔다.

      이어 토스는 26일 저녁 새로운 주주로 한화투자증권을 확보, 9.9% 지분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토스는 추후 참여자가 나오면 계속적으로 지분을 배분할 계획이며 27일 최종 신청 전까지도 새로운 투자자가 추가 발표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까지 발표된 지분 구조가 감독당국에서 인정받을지는 미지수다.

      그간 시장에서는 토스가 '인터넷은행 특례법'에서 인정되는 비금융주력자 최대 지분인 34%를 보유하고, 나머지 금융사들이 66%지분을 소유하는 구도를 예상했다. 현행 은행법상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은 은행 지분을 10% 이상 소유할 수 없지만 올 1월 시행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에선 ICT자산이 그룹 총자산 50% 이상인 업체는 34%까지 지분을 보유할 수 있다.

      27일 인가 전까지 23.1%의 추가 주주를 끌어들이면 해당 문제가 해결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어렵다면 토스가 일단 57.1%까지 지분을 확보해야하는 만큼 결국 토스가 '금융주력자'로 인정을 받아야 한다. 현재 토스는 현재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라 ‘전자금융업자’로 등록돼 있다.

      토스는 이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금융주력자 지위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토스 측은 "외부자문으로 검토한 결과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다고 봤고, 선례가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결국 금융당국의 판단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아직 접수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주력자 인정에 대한 답변을 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는 대형 금융사들이 토스 컨소시엄에서 빠진데는 토스뱅크의 수익성과 자본 적정성 등에 대해 확신을 하지 못한 이유도 있다고 지적한다.

      금융투자업(IB) 관계자는 "카카오나 케이뱅크가 자본 수혈이 계속 필요 했듯이 기본적으로 은행 운영을 위해선 초기 자본 이후에도 경비가 나가는데, 과연 토스가 앵커투자자로서 자금을 계속 충당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는 계속 있었다"며 "게다가 자금력을 뒷받침 해 줄 대형 금융사들이 사라진 상황에서 '챌린저 뱅크'라는 모호한 개념을 앞세운 토스가 여러 조건을 충족해 인가 심사를 통과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은 26일 ~27일 양일간 진행된다. 금융당국은 5월 중 예비인가 여부를 의결할 예정이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3월 26일 16:46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