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금융 독식 NH證·미래에셋…계열사 후광 VS 해외 딜 집중
입력 2019.07.05 07:00|수정 2019.07.04 18:53
    인수금융 시장 점유율 40% 대
    클로징 위험성 적은 NH證
    글로벌 PEF 해외거래 집중한 미래에셋
    • M&A 인수금융 시장의 중심축은 ‘은행’에서 ‘증권사’로 이미 넘어왔다. 특히 초대형 투자은행(IB) 라이선스를 보유한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의 질주가 독보적이다. NH투자증권이 NH농협그룹 각 계열사의 후광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면, 독자적으로 영업을 펼치는 미래에셋대우는 해외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올 상반기 상위 10위권 금융기관이 주선한 인수금융 규모는 약 11조원이다. 이중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모집주선에 참여한 금액은 약 4조5000억원, 전체의 40%를 넘는 규모다. NH와 미래에셋 모두 지난해 말 인수금융 리그테이블에서 각각 1·2위를 기록했는데, 올해도 역시 순위변동은 없고 오히려 점유율과 규모면에서 다른 금융기관과 격차를 더 벌리고 있다.

      지배구조개편, 시장성 자본조달 등 기업의 재무와 관련한 토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NH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굵직한 거래에는 거의 대부분 참여했다. 특히 사모펀드(PEF)가 주도하는 거래에서 눈에 띄었는데 한온시스템(한앤컴퍼니 보유)의 마그나인터내셔널 유압제어사업부 및 IMM PE의 린데코리아 인수금융 제공, MBK파트너스의 대성산업가스 인수자금 리파이낸싱 거래에 참여한게 실적에 주효했다. 올 상반기 말에는 블랙스톤(Black Stone)의 지오영 인수전에도 참여하며 다시한번 빅딜에 모습을 내비쳤다.

      NH가 인수금융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자체 인력의 역량도 역량이지만, 계열사 효과도 한 몫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NH투자증권을 비롯해, NH농협은행, NH캐피탈 등 각 금융계열사에서 다양한 딜 소싱이 가능하다는 점, 각 금융기관이 추후 인수자로 참여해 딜 클로징(Closing)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점이 꼽힌다. 실제로 농협중앙회는 올 상반기에만 3000억원에 가까운 인수금융을 제공한 바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바이아웃 거래든 리파이낸싱 거래든 인수자 측에서 금융기관을 선정할 때 가장 고려하는 부분이 딜 클로징에 대한 안정성인데, NH농협그룹의 경우 이 같은 부담이 상당히 적다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NH농협그룹과 같은 계열사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려운 미래에셋은 나름의 전략으로 인수금융 시장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특히 해외 각지의 딜을 발굴하고, 이를 모토로 삼고 있는만큼 해외기관 거래에 좀 더 집중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미래에셋은 올해 린데코리아, CJ헬스케어와 같은 대형 거래에는 참여하지 못했지만 2건의 해외딜을 성사시키며 두각을 나타냈다. 글로벌 사모펀드 KKR은 현재 컨소시업을 구성해 미국 기관형 약국 시장 점유율 2위인 파메리카(PharMerica)와 정신건강 부문에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라이트스프링(Bright sping)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데, 미래에셋은 중순위 대출 인수금융에 참여했다. 또한 CVC의 유통업체 알셀(Ahlsell) 지분을 활용한 자금조달 건에 참여했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이 경쟁이 치열한 국내보다는 국내 금융사들이 아직 나서지 않은 해외 거래에 집중하는 분위기로 보인다”며 “글로벌 PEF와 관계를 맺으면서 향후 거래에서 다소 모습을 나타낼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