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9월3일 예비입찰…인수 후보 ‘채점표’는 아직 미정
입력 2019.08.23 07:00|수정 2019.08.26 09:40
    신주발행+구주매각 비율 여전히 줄다리기
    급할 것 없는 채권단…신주 발행이 ‘우선’
    금호그룹, ‘신사업 추진’, ‘임원진 ‘배임’ 동시에 고려해야
    가이드라인은 본입찰 직전에…인수후보 혼란 가중
    • 아시아나항공 경영권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이 내달 3일 치러진다. 서로의 입장차가 큰 산업은행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이하 금호그룹)은 아직 신주 발행과 구주 매각 비율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번 거래가 산업은행이 전권을 쥐고 진행하는 거래라는 점을 고려할 때 결국 아시아나항공에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방식, 즉 신주발행 비율이 높아지는 방식이 우선적으로 검토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 매각은 금호그룹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의 주식매각과, 제 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가 병행하는 방식이다. 총 인수 금액에서, 구주 인수 비용과 신주 발행 비용을 어떻게 산정하느냐에 따라 매각 양상은 크게 달라지게 된다.

      금호그룹과 산업은행의 입장차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산업은행과 금호산업이 아직 신주와 구주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며 “예비입찰이 끝나고 실제 입찰 가격을 써내는 본입찰 전에나 구조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구주의 비율이 높아지면, 인수후보에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대규모 자금을 금호산업에 흘러들어가게 하는 대신, 자회사가 될 아시아나항공에 자본을 투입하는게 후보들 입장에선 이득이다. 금호그룹의 사정을 배려 할 유인이 없는 산업은행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산업은행은 전체 매각금액 가운데, 구주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 작업을 올해 안에 매듭짓지 못할 경우, 채권단은 구주매각에 대한 권리를 확보할 수 있다. 이후부턴 대주주 지분의 ‘차등 감자’도 선택지 중에 하나가 된다.

      이 때문에 ‘시간이 곧 무기’인 채권단 입장에선 매각 작업을 서두를 유인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다. 인수후보자와 매각을 주도하는 산업은행의 이해관계가 어느정도 맞아 떨어졌기 때문에, 애초부터 매각이 흥행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금호그룹이 물러설 수 없는 이유도 명확하다.

      금호그룹은 알짜 자산을 떼내는 대가로 구주의 값을 최대한으로 받아내야 한다. 덩치가 쪼그라든 금호산업이 매각 자금을 바탕으로 신사업을 개발하고, 새로운 사업적 활로를 모색해 재기하기 위함이다. 협상 과정에서 한발 물러나 그룹의 유일한 알짜 자산인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싸게(?) 팔아야 할 경우, 금호그룹은 임원진들의 배임 이슈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한다.

      금호그룹과 산업은행이 ‘채점표’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같은 값을 써낸 후보라고 하더라도 희비(喜悲)는 엇갈리게 된다.

      매각 공고가 난 이후부터는 아시아나항공의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 했고, 구주의 기준가격을 산정하는 것은 더 어려워졌다. 매각측의 구체적인 ‘가이드가인’이 제시되지 않은 탓에 인수후보들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를 검토하는 한 후보 업체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주가가 워낙 등락이 심하기 때문에 구주의 적정 수준을 가늠하기 어렵다”며 “일단 시장에서 형성된 기준 가격도 중요하겠지만, 이번 거래가 워낙 정무적인 판단에 의해 진행되는 거래이기 때문에 정부, 즉 채권단의 의중이 대거 반영돼 진행하는 상황으로 파악해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