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에도 임대료 꾸준…'숍인숍' 롯데하이마트 활용법?
입력 2019.11.25 07:00|수정 2019.11.26 10:04
    3분기 영업익, 전년比 48.4%↓…수익성 하락세 뚜렷
    롯데마트 입점 점포 비중 21.5%…임대료만 254억
    인수 '역효과'에 주가 7년새 8만원→3만원
    • 롯데하이마트가 롯데그룹에 편입된 지 7년이 지났지만 존재감은 커녕 실적과 주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유통 패러다임 변화로 오프라인 플랫폼 한계가 지적되고 있지만 마땅한 방안은 나오지 않는 실정이다. 이 와중에 숍인숍(shop in shop) 전략에 맞춰 롯데마트에 입점한 롯데하이마트 매장들은 롯데쇼핑에 꾸준히 임대료를 지급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3분기에 33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48.4%, 전분기 대비 27.1% 감소했다. 가전제품의 온라인 판매가 늘어나면서 수익성은 계속 나빠지고 있다. 롯데가 인수한 이후 기대했던 시너지는 나지 않고 회사 자체의, 또 그룹 차원의 구제안도 사실상 없다. 2020년 10개 매장 폐점, 7개 매장 개점 등 3개 점포 축소 정도다.

    • 증권업계에선 고객 모집을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재정비,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구조조정을 주문하고 있다.

      DB금융투자는 ‘실적 부진, 투자의견 하향’ 리포트에서 “온라인 비중 상승과 경쟁심화에 따라 GP마진율이 하락했고 매출 하락에 따른 고정비성 판관비 부담으로 영업이익이 급감했다”며 “백색가전, TV매출 등 대형가전 매출이 부진하고 소형가전 히트 상품부재로 매출 회복이 더딜 것으로 전망해 내년 실적 개선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화투자증권은 ‘1+1이 1도 아닌 시너지’ 리포트에서 “10개 매장의 폐점은 상당히 더딘 전략으로 더욱 적극적인 오프라인 매장 조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숍인숍 점포 비중을 낮춰 로드숍과의 잠식효과를 제한시키고 ▲매장내 비가전 상품군 추가를 통해 비가전 판매를 통한 집객력 및 점포매출액 극대화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유통업계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중심이 이동 중이다. 뒤늦게 롯데쇼핑도 3조원을 투입해 2022년까지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롯데하이마트는 계륵이 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온라인몰을 통합하면서 각 계열사 간의 가격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며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홈쇼핑과 경쟁을 해야 하는 롯데하이마트 입장에선 마진을 포기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롯데쇼핑의 하이마트 인수 목적 중 하나는 롯데마트에 하이마트 입점 후 디지털파크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었다. 롯데하이마트의 전체 영업점 중 '롯데마트 입점 영업점'의 비율은 2012년 0%에서 2013년 6.9%, 2016년 21.3%로 급격히 늘었다. 2019년 상반기 기준으로는 21.5%를 기록했다. 숍인숍 전략에 따라 롯데하이마트는 롯데마트 점포 대부분에 입점했다. 당초 목적은 달성한 셈이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마트점에 들어간 것이다. 그 외 점포는 꼭 구매를 하고자 하는 고객들만 찾아오기 때문에 고객 접점이 적다. 마트를 통해 구경을 할 수 있도록 해 이를 늘리려 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 하지만 숍인숍 전략은 롯데하이마트에 독이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롯데마트를 포함한 대형마트 사업이 구조적 부진에 빠지면서 롯데하이마트도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기존 오프라인 플랫폼의 한계에 직면한 만큼 플랫폼 자체에 대한 변화가 필요한데 그에 대한 고민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한 달에 두 번 쉬는 대형마트에 입점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며 “롯데마트에 입점해 있는 롯데하이마트의 영업점 면적을 확장한다고 하는데 단순히 매장 면적이 커진다고 안 팔리는 가전이 팔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수익성은 나빠지는데 롯데하이마트가 롯데쇼핑에 지불하는 임대료는 적지 않다. 올해 상반기 기준 롯데하이마트는 롯데쇼핑에 189억원을 지불했다. 임차료 비용과 쇼핑몰 운영수수료가 포함된 값이다. 온라인 점포를 확대하며 롯데정보통신에도 올해 상반기 기준 65억원을 지급했다. 올해 상반기에 낸 영업이익이 701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계열사들에 지출하는 금액은 적지 않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사업적으로 어렵다면 임대료 및 수수료 같은 간접적 방식으로라도 모회사에 기여하라는 셈”이라며 “롯데그룹 편입 효과를 톡톡히 볼 것이라고 기대했던 롯데하이마트 주주 입장에선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롯데하이마트의 성장성 한계, 그룹의 무관심은 주식시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롯데하이마트의 주가는 2013년 8만원대까지 올랐다가 2015년 5만원대를 기록했다. 2017년부터 2018년까지 4만원 대를 유지하던 주가는 2019년 들어 3만원대에 진입했고 10월에는 2만8900원의 최저점을 찍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