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연말인사, '세대교체' 윤곽 드러날 듯
입력 2019.12.04 07:00|수정 2019.12.05 18:16
    연말인사에서 함영주-지성규 라인 강화 예상
    함영주 부회장, 회사 안팎 입지 구축 활발
    • 하나금융 연말인사를 앞두고 세대교체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는 평가가 회사 안팎에서 언급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함영주 지주 부회장의 움직임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다음 2인자로서 자리매김해 차기 회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까닭이다.

      이를 반영하듯 감독당국과의 갈등으로 행장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아직까지도 그룹의 주요 대표자 역할을 수행한다는 평가다. 연말인사도 함영주 체제 구축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란 예상까지 나온다. 이번 연말인사가 내년 회장선임 절차의 전초전이란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 올해 연말인사에 세대교체를 통해 함 부회장 중심으로 그룹의 무게 추가 옮겨갈 것이란 관측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말 인사를 앞두고 함영주 부회장의 행보가 금융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이 진행하는 외부행사에 잇따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에는 하나금융그룹을 대표해 국정감사장에서 DLF사태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사죄하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함영주 부회장은 하나금융 안팎으로 활발하게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함영주 부회장의 하나은행장 3연임이 확실시 됐으나, 금융당국이 이를 가로막으면서 3연임이 불발됐다. 지난 2월 금융감독원은 하나금융 사외이사들에게 채용비리에 얽힌 함영주 부회장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감독당국과의 마찰을 고려해 함 부회장은 3연임을 포기하고 행장 자리를 하나은행 글로벌사업그룹 맡고 있던 지성규 부행장에게 넘겼다.

      지성규 행장은 하나은행 영업준비사무국으로 입행해 국제부 대리시절부터 줄곧 해외업무만을 담당했다. 홍콩지점 차장, 선양지점장을 지내면서 중국통이란 평가를 받았다.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 설립 초기부터 단장을 맡으면서 중국사업의 초석을 다진 인물이다. 달리 보면 줄곧 해외업무만 한 탓에 은행 내 사업에 밝지 않고, 갑작스럽게 행장 자리에 오르다 보니 은행 내 세력이 약하다는 평가다. 함영주 부회장이 지 행장에 자리를 넘긴 이유도 이런 점 등이 고려된 것 아니냐는 시각이 크다.

      하나금융 안팎에서는 지 행장이 은행 내에서 자리잡을 때까지 함 부회장이 후견인으로서 지원해 주는 모양새로 인식하고 있다. 궁극적으론 함 부회장이 회장에 오르는 사전포석으로도 해석된다. 그룹 내에 함 부회장을 대신할 인물도 현재로선 찾기 힘들다.

      변수는 여전히 '채용비리'에 대한 재판결과다. 여기에 감독당국의 의향도 남아있다.

      함 부회장은 2015년 공채 당시 지인인 국민은행 관계자의 아들이 서류전형 합격자에 선정되도록 하는 등 채용 과정 전반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더불어 공채 합격자 성비(性比) 조절을 지시하는 등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구속은 면했지만, 재판 결과를 지켜봐야 할 거란 분석이 나온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채용비리 관련 재판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서 1심 판결이 나온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금감원의 DLF 제재 결과도 동시에 주목된다. 함 부회장이 국감에서 일정부분 잘못을 시인한 데다 금감원에서 제재 명단에 함 부회장을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CEO 제재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그 결과에 따라 함 부회장의 차기 행보에도 영향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변수에도 불구, 하나금융 내부적으로는 이번 연말인사에서 함 부회장 체제구축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높이 거론된다. 이른바 김정태 회장에서 함 부회장으로의 승계를 원활하기 위한 세대교체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