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금융계열사 '60세룰' 적용…생명 출신ㆍ운용전문가 약진
입력 2020.01.21 11:50|수정 2020.01.21 16:29
    전영묵 삼성자산운용 부사장 삼성생명 사장에
    김대환 삼성생명 부사장 삼성카드 사장으로 선임
    60세룰 적용되면서 금융계열사 CEO 물갈이 인사
    실무형 인재 중용
    • 삼성생명과 삼성카드 사장이 교체된다. 삼성 금융사에도 '60세 룰(rule)'이 적용된 결과다. 이에 따라 금융계열사간 연쇄이동이 일어났다. 이번 인사에선 삼성생명 출신들이 약진했다.

      삼성그룹 계열사는 20일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생명 사장에는 전영묵 삼성자산운용 부사장(56)이 선임됐다. 전 사장은 1986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2015년까지 29년간 삼성생명에서 근무했다. 삼성생명 PF운용팀장, 투자사업부장, 자산운용본부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2015년 삼성증권 경영지원실장을 거쳐 2018년부터 삼성자산운용 대표로 일하고 있다. 주요 계열사들을 두루 두루 돌아 결국엔 삼성금융사의 맏형인 삼성생명 사장자리에 오르게 됐다.

      삼성카드에는 삼성생명 경영지원실장인 김대환 부사장(57)이 선임됐다. 전영묵 부사장이 삼성생명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빈 삼성자산운용 대표에는 심종극 삼성생명 부사장(57)이 이동한다.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는 1986년 삼성생명으로 입사해 마케팅그룹 상무, 경영지원실 상무, 전무 등을 역임했다. 삼성 금융계열사 내에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통한다. 심종극 삼성자산운용 대표는 1986년에 입사해 삼성생명 해외투자팀 및 소매금융사업부장 등을 역임했다. FC영업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영업분야에 잔뼈가 굵다.

      삼성화재와 삼성증권은 최영무 사장(57), 장석훈 대표(57) 체제를 유지한다.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부사장은 이번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번 인사로 삼성 금융사에도 만 60세 퇴진이 원칙이 공고해졌다는 평가다. 올해 만 60세가 된 현성철 삼성생명 사장,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이 정기 인사에 앞서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주겠다며 용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개별 금융사의 실적보다는 60세룰이 안착되면서 자연스럽게 물갈이 인사가 진행될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됐다.

      또한 눈에 띄는 것은 금융은 금융계열사 내에서 순환인사가 이뤄진다는 게 방식으로 자리잡은 점이다. 과거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 임원들이 퇴임 전 들르던 자리에서 이제는 금융계열사 출신이 최고경영자로 올라가는 방식이 확고해졌다. 정부의 금산분리 움직임 등 금융전문성 강화 요구도 이런 움직임에 기름을 부었다는 평가다. 이러다 보니 자연스레 가장 큰 조직인 삼성생명 출신들이 각 금융계열사에서 약진하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과거와 달리 자산운용 재무분야의 전문가들이 중용된 부분이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삼성금융사 사장에는 인사출신들이 약진했다. 대표적으로 이번에 퇴진하는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이 삼성전자 인사팀장이다. 이번에 사장이된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는 자산운용에서만 줄 곧 자리를 지킨 자산운용 전문가이다. 삼성카드 사장에 오르 김대환 대표는 재무전문가로 장기간 삼성생명의 CFO를 역임했다. 심종극 삼성자산운용 신임 대표는 과거 삼성 기업구조조정본부 출신이다. 금융사들의 실적이 하향곡선을 그리는 가운데 실무형 전문가들이 각광 받고 있다.

      한 삼성금융사 관계자는 “금융 분야에서 각자 자신만의 주특기가 있는 인재들이 약진한 걸로 보인다”라며 “삼성생명으로 공채 입사한 50대 임원들이 삼성 금융 계열사 수장 자리를 꿰차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