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화되는 보험사 경쟁력에 통합 필요성 커져
다만 노조 반대 등은 해결해야 할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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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의 속도가 붙고 있다. 생명보험업 성장정체 속에서 양사 모두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회사 안팎에서 오렌지라이프 인수 시너지를 위해서 통합에 속도를 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해에는 양사 통합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다.
오렌지라이프는 지난 10일 주주총회를 열고 신한금융지주와 주식교환계약 체결 승인안건을 통과시켰다. 주총 승인에 따라 신한지주와 오렌지라이프는 오는 28일 주식교환을 실시한 이후 내달 14일 오렌지라이프는 상장폐지된다.
오렌지라이프 완전자회사가 마무리되어감에 따라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 논의에도 탄력이 붙고 있다. 오렌지라이프 완전자회사화에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리면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도 늦어졌다. 당초 인수 후에 빠르게 통합 논의를 진행하려고 했으나, 내부 반발 등으로 인해서 시간이 지연된 부분이 있다.
그러는 사이 양사의 경쟁력은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지난 3분기 누적 분기순이익은 각각 1110원, 211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4.2%, 25.2% 감소했다. 눈에 띄는 점은 양사 모두 수입보험료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험영업 경쟁력 하락이 나타난다는 점은 금융지주 입장에서 통합을 빠르게 진행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키웠다.
신한생명을 살펴보면 모든 보험상품 군에서 수입보험료가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생존보험의 수입보험료는 전년동기 대비 10.2%, 사망보험은 0.13%, 생사혼합보험은 18.5%가 줄어들었다. 저축성보험 성격을 띈 생존보험, 생사혼합보험은 IFRS17 도입에 발맞춰 대부분의 보험사가 줄이고 있다는 점에서 납득이가는 부분이나, 경쟁사들이 판매를 늘리고 있는 보장성보험인 사망보험마저도 감소한 것은 눈여겨 볼 부분이다.
판매채널별로 살펴보면 설계사, 방카슈랑스 부문에서 초회보험료가 줄었다. 초회보험료는 신규 보험 가입자들이 얼마나 늘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수치로 판매채널별 경쟁력을 파악할 수 있다. 지난해 3분기를 살펴보면 신한생명은 전 채널에서 초회보험료가 줄어든 가운데 특히 지난해 3분기 설계사 채널에서의 초회보험료는 전년동기 대비 11.47%가 방카슈랑스에선 1.04%가량이 줄었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신한생명 사장을 외부에서 영입했다. 발탁된 성대규 사장은 금융위원회 보험과장,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보험개발원 원장을 거친 관료 출신 인사다. 신한금융에선 보험 정책에 대한 해박한 경험을 높이 샀다는 입장이지만, 현장ㆍ실무 경험이 없는 성 사장이 생보업 자체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어떤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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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오렌지라이프와의 통합 필요성에 힘을 실어준다는 지적이다.
오렌지라이프는 전신인 ING생명 시절부터 강력한 남성 설계사 조직을 바탕으로 성장한 조직이다. 신한금융지주가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한 이유 중 하나다. 또한 방카슈랑스 부문에서도 오렌지라이프는 변액보험의 강점을 가지고 있다. 양사의 통합으로 설계사, 방카슈랑스 경쟁력이 강화된다면 인수 시너지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오렌지라이프 역시 지난해 연간 순이익이 인수 전 대비 20% 이상 깎이는 등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양사가 통합하면 자산규모 67조원, 자기자본 6조원의 거대 생보사가 탄생한다. 5위 농협생명과 격차를 벌이며 생보사 '빅3'(삼성생명ㆍ교보생명ㆍ한화생명)과 견줄 수 있는 크기로 성장한다.
덩치가 능사는 아니지만, 당장 신한생명의 지급여력(RBC)비율 제고 효과가 생기는데다 영업 및 자산운용의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 지금은 양사의 제로섬 게임(경쟁)에 가까운 '방카 25%룰'도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방카 25%룰은 한 은행이 계열 보험사의 상품을 25%이상 판매하면 안되는 규정이다.
다만 문제는 노조를 비롯한 직원들의 반대 목소리다. 직원들은 통합의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하면서도 통합이 가져올 구조조정 문제를 걱정하고 있다.
두 회사의 자산규모는 각각 33조원으로 규모면에서 별반 차이가 없다. 설계사 숫자도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신한생명이 5900명 가량, 오렌지라이프가 5200명 규모로 큰 차이가 없다. 직원들은 두 회사 규모가 비슷하다는 점에서 어디가 통합시 양 측 모두 일정부분의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다고 본다. 그러다 보니 직원들 사이에선 당장의 통합보다는 짧게는 3년에서 5년의 시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통합을 추진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양사 모두 노조가 있다 보니 통합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크다”라며 “구조조정 이슈 문제로 직원들이 통합시기 연기를 요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런 걱정에 대해서 경영진은 기우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신한카드를 비롯해 수차례 통합을 해본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인위적인 구조조정 보다는 영업에서의 시너지에 방점을 맞춘 통합이 이뤄질 것이란 설명이다.
한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신한의 역사를 살펴보면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한 통합을 한 사례는 없다”라며 “양사의 통합을 통해 영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통합을 진행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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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1월 21일 09:53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