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진노 "라임사태 책임지겠단 CEO 없나"
입력 2020.02.06 07:00|수정 2020.02.07 09:45
    신한은행 및 신한금융투자 업무 보고 당시
    리스크 관리 중요시… 이번 사태 엄중하게 바라 봐
    • 라임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라임자산운용 상품을 판매한 금융사들에게도 책임이 돌아가는 가운데, 대대적으로 상품을 팔았던 신한금융투자와 신한은행의 부담도 커지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임원 회의 자리에서 관련 자회사 최고경영진(CEO)들에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전해진다. 조 회장은 이번 사태에 상당한 무게감을 느끼고 있다는 평가다. 향후 지주 및 자회사 인사 과정에서 라임사태가 미칠 파장에 관심이 모아진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라임사태와 관련해 최근 조용병 회장은 해당 상품을 취급했던 자회사 CEO들을 강하게 질책했다.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얽힌 신한금융 계열사는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다. 현재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사장이 각 계열사를 이끌고 있다.

      한 신한금융 관계자는 “라임사태와 관련해서 보고하는 자리에서 조용병 회장이 해당 회사 CEO들을 강하게 질책했다”라며 “평상시 조 회장이 리스크 관리를 중시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터졌는지를 강하게 추궁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신한금융은 공식적인 확인은 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라임사태 발생 전까지 관련 상품을 취급했다. 작년 11월말 설정잔액 기준 신한은행은 라임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펀드를 3944억원, 신한금융투자는 3809억원을 판매했다. 신한은행과 관련된 펀드는 ‘크레디트 인슈어드(CI)’ 펀드다. 현재 파악된 바로는 신한은행이 판매한 CI 펀드 2700억원 중 700억원가량이 라임자산운용이 판매한 부실펀드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라인자산운용과 맺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이 문제가 됐다. 신금투는 펀드 판매뿐 아니라 라임자산운용과 TRS 계약을 맺고 무역금융펀드에 3500억원을 대출했다. 하지만 무역금융펀드가 폰지 사기 의혹을 받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자산동결 조치를 받으면서 자금 회수에 문제가 생겼다.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가 동시에 이번일에 엮이면서 신한금융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신한금융은 금융사 중에서도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정평이 났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 신한금융투자뿐만 아나라 은행까지 엮이면서 이런 신뢰에 큰 손상을 입게 됐다.

      금융권에선 신한금융에 대한 금융당국에 대대적인 제재조치마저 거론되고 있다. 신한금융의 해당 계열사들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라임자산운용의 부실로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지만, 금융당국은 이를 판매한 투자사들에게도 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DLF사태에서 보여주듯 소비자 보호와 관련해서 금융당국은 그 어느때보다 강경한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DLF 부실판매와 관련해서 CEO에게 문책경고라는 중징계 처분을 내린 전례를 봤을 때 라임사태에 대한 실태조사가 마무리 되면 금융당국에서 강력한 제재조치에 나설 수 있다. 복합점포에서 주로 상품이 판매된만큼, 그룹과 지주에까지 불똥이 튀길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그런데도 신한은행, 신한금융투자 모두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외부에 떠넘기기 바쁜 모습이라는 비판적 시각이 나온다. 이런 무책임한 모습이 조 회장을 더욱 실망시켰다는 설명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사태가 어디까지 커질 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를 판매한 계열사 CEO들이 너무 안이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해당 CEO들에 강한 책임감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