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E&S 고배당 정책에 경고카드 꺼낸 국내외 신용평가사
입력 2020.02.19 18:15|수정 2020.02.19 18:15
    "배당 규모 예상치 크게 뛰어넘어"
    작년 지분 매각 긍정적 효과도 소멸 평가
    •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이 SK E&S가 최근 발표한 배당 확대 방침에 대해 신용등급 유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SK E&S는 지난 14일 7300억원의 결산배당을 공시했다. SK E&S는 2019년 별도 기준 6715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배당을 포함해 2년에 걸쳐 총 1조4016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게 된다. SK E&S는 SK㈜의 90% 자회사로 배당금 대부분이 지주사 SK㈜로 올라간다.

      SK E&S의 고배당 정책 발표에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은 일제히 부정적 반응을 내비쳤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SK E&S에 기업 신용등급 BBB와 등급 전망 '부정적'을, 한국기업평가는 AA+ 등급과 '부정적' 전망을 부여하고 있다.

      S&P는 "해당 배당금 규모는 기존 예상치인 3000억~5000억원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라며 "최근 발표된 2019년 실적에 대한 배당확대는 회사의 신용등급 유지 여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작년 영업실적 개선과 안정적인 올해 수익성 예상을 고려하면 즉각적인 신용등급 조정은 없을 것이라 덧붙였다.

      S&P에 따르면 SK E&S는 2019년 9월 차이나가스홀딩스의 3.3% 지분 매각으로 들어온 순현금수입 약 6000억원의 상당 부분을 차입금 감소가 아닌 주주배당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S&P는 SK E&S가 2015~2017년 약 1000억~3000억 수준이던 배당금을 2018년과 2019년 각각 6700억원과 7300억원으로 크게 확대하는 등 보다 공격적인 재무정책을 집행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향후 2년 동안 SK E&S가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관련 수익을 차입금 상환에 활용하는지 여부에 따라 회사의 재무지표가 달라질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기업평가도 "기존 예상하던 배당 수준은 4000억원 수준으로, 추가 자산 매각이 여전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배당규모와 추가 출자는 신용도에 매우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이번 배당과 추가 출자로 작년 차이나가스홀딩스 지분 매각의 긍정적 효과도 소멸됐다는 분석이다.

      이어 사업비가 1조원에 달하는 1000MW급 여주에너지서비스 투자가 올해부터 본격화하는 점도 부담이라고 분석했다. 사업비의 70%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조달되면 재무 안정성에 추가 부담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SK E&S는 1월30일에 SK South East Asia Investment(지분율 20%)에 대한 1176억원의 추가 출자를 결정해 총 투자금액은 3420억원까지 확대됐다. SK동남아투자법인(SK South East Asia Investmet)은 2018년 8월 SK㈜와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 E&S 등 5개사가 공동 출자해 싱가포르에 설립한 법인이다.

      한국기업평가는 SK㈜가 종속회사에 대한 지원과 신규 자회사 인수 및 자기주식 매입 등 대규모 자금집행을 중기적으로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SK E&S의 배당성향도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국기업평가는 "금번 배당금액을 반영하고 향후 배당성향을 상향 조정하면, 순차입금/EBITDA와 차입금 의존도 모두 하향변동 요인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한다"며 "자산 매각 계획 이행 여부, 추가 투자 계획, 배당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올해 정기평가 결과에 반영할 방침"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