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윤석 후보는 무관한 업종 대기업들에 다양하게 사외이사
한진칼 현행 주순식 사외이사는 오너 일가 로펌측 고문으로 빈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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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명의 후보가 사퇴했지만 KCGI 측 이사진 후보는 아직 7명이 남아있다. '조원태 회장' 측과 '조현아 전 부사장ㆍKCGI' 측의 사내이사 및 사외이사 대결구도는 여전하다.
한진칼은 3월 주주총회에 앞서 1명의 사내이사(조원태 회장)와 사외이사 1명(이석우 사외이사)의 임기가 만료된다. 조원태 회장은 사내이사 연임에 도전하지만, 이석우 이사는 상법에 따른 임기제한(최대 6년, 계열사포함 9년)으로 인해 사실상 교체 대상이다. 나머지 사외이사들은 임기가 오는 2022년까지다.
다만 한진칼과 김앤장의 '뼈아픈 실수'로 현재 한진칼 정관에는 이사 수의 제한이 없다. 이에 따라 KCGI가 빈자리에 새로운 사외이사를 진입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이에 KCGI는 사내이사 후보 3명과 함께 4명의 사외이사 후보를 내세웠다. 교수가 3명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 ▲여은정 중앙대학교 교수 ▲이형석 수원대학교 교수) 그리고 변호사가 1명 (구본주 법무법인 사람과 사람 변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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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상 대표후보는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다.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오는 29일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다.
그는 지난 2000년부터 ▲LG텔레콤 ▲두산중공업 ▲SK에너지 ▲포스코 ▲쌍용자동차 등에서 사외이사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업종들이 크게 다른 기업들이다. KCGI 측이 추천한 사내이사 후보인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포스코 이사회 의장을 지낸 경력도 있다.
서 교수는 한국이사협회 협회장을 지내기도 했고 과거 기고와 인터뷰 등을 통해 ‘사외이사가 거수기 역할로 전락해선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그가 사외이사 활동 과정에서 'No'를 한 이력은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2010년부터 엔씨소프트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고,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된다. 그가 엔씨소프트 이사회에서 활동하며 반대표를 행사한 경우는 0건이다. 100% 출석률ㆍ100% 찬성표결의 성향을 보였다.
나머지 여은정, 이형석 후보는 대학교수로서 활동 외에 기업 경영에 참여한 이력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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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눈에 띠는 후보는 구본주 변호사다. 그는 사람과 사람의 변호사로, 하나은행(국제부), 한국신용정보 등에 근무했다. 구 변호사는 현재 유재수 전 부시장의 뇌물혐의 사건 변호를 맡고 있다.
알려진대로 금융위 전 금융정책국장을 역임했던 유 전 부시장은 뇌물수수·수뢰후부정처사·부정청탁 및 금품등수수의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돼 있다. 청와대가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고, 이에 검찰의 민정수석실 압수수색 등으로 한참 논란이 일었다.
2008년에는 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인 금태섭 의원과 법무법인 퍼스트를 공동으로 설립했다. 퍼스트 역시 사람과 사람과 함께 유 전 부시장의 변호를 맡고 있다.
법률대리인으로서 관계를 제외한 구 변호사와 유 전 부시장간 관계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러다보니 KCGI와 여당측 인사들의 연계 가능성에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다만 KCGI측은 이런 해석에 대해 "지나친 억측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퍼스트는 한진칼의 대주주로 올라선 반도그룹의 법률 대리인이기도 하다. 사람과 사람 재직 전 머지않은 시점까지 구본주 변호사가 퍼스트에 몸담았던 점을 고려하면 사외이사로서 독립성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현재 임기가 남아있는 한진칼 사외이사들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최근 이사회 출석률 및 경영진이 제시한 안건에 대한 찬성률도 모두 100%이다.
한진칼의 주순식 사외이사는 지난해 선임 당시 기관투자가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다. 주 이사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대한 찬성 비율은 61%로, 후보들 가운데 가장 낮았다. 플로리다연금(SBAFlorida),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등이 주 이사에 대해 사외이사로서 “독립성이 훼손된 우려가 있다”며 반대표를 행사했다.
과거 횡령과 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았던 고(故)조양호 회장의 법률대리인(법무법인 율촌)의 고문으로 재직중이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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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KCGI 측의 추천인사가 모두 이사진에 포함된다면 한진칼의 이사수의 수는 최소 10명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KCGI 측 후보들이 경영진에 포함된다면 사외이사 안건 찬성률 100%인 이사회 의사록도 크게 바뀌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후보들의 선임여부는 결국 소액주주들의 판단에 달린만큼 면면을 꼼꼼히 살피고 표결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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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2월 19일 16:45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