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보직 올해 대규모 인사 예고
당장 NH투자증권 인사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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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출신 이성희 농형중앙회장이 선출되면서 농협 조직의 대규모 인사가 예상된다. 당장 다가올 NH투자증권 인사를 시작으로 주요직에 물갈이 인사가 점쳐진다는 평가다. 농협 조직의 지역적 안배와 더불어 이 회장의 색깔을 어떻게 입힐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달 초 치러진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는 이성희 전 경기 성남 낙생농협 조합장이 당선됐다. 경기지역 출신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재수에 성공했다. 이 회장은 4년전 선거 1차투표에서 1위를 기록했지만, 결선 투표에서 나주조합장 출신의 김병원 전 농협중앙회장에 패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1차 투표에서 1위를 기록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결선투표에서 정읍출신의 유남영 조합장을 이기며 24대 중앙회장에 당선됐다.
비주류로 꼽히는 경기지역 출신의 농협중앙회장이 선출될 수 있는 배경으로는 경기 뿐만 아니라 영남 조합장들의 지지를 얻었던 것이 꼽힌다. 여기에다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을 맡으면서 쌓은 네트워크가 회장이 되는데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다. 감사위원장은 농협중앙회의 핵심 보직으로 전국 농협의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영향이 막강하다.
이렇다보니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체제에선 경기는 물론, 영남 출신이 약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병원 전 중앙회장 시절에는 중요 보직에 호남 지역 출신 인사들이 약진했었다. 선출직이다 보니 지역안배를 한다고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지지를 해준 지역에 더 힘을 싣기 마련이란 평가다.
한 전임 농협 관계자는 “지난번 선거 때 결선에서 패했던 이 회장이 이번엔 결선에서 경상도 조합장의 지지를 받고 당선됐다는 점에서 영남 출신이 약진 할 수 밖에 없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관심이 가는 인사는 농협 내 주요 보직들이다. 통상 농협중앙회의 고위직들은 지역안배를 고려해 인사를 단행한다. 지나치게 한 지역 출신이 독점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즉 농협중앙회장이 마음먹은대로 모든 인사를 단행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농협중앙회장은 농협 내 주요보직 인사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농협중앙회 주요 보직으로 꼽히는 자리로는 농협중앙회 부회장, 농협상호금융 사장, 농협중앙회 기획조정 상무, 농협은행장, 농협생손보 사장, NH투자증권 사장 정도다. 농협중앙회의 주요한 기능이 농민에 대한 경제적 지원 이란 점에서 아무래도 ‘돈을 만지는 자리’가 주요 보직으로 꼽히는 것이다.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외부인사로 채운다는 전례에 따라 농협 내에서 관심이 크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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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앞으로 인사에서 관심사는 이들 자리에 누굴 않히는지다. 현재 이 자리들은 대부분 김병원 전 농협중앙회장 측에서 선임한 인사들로 채워져 있다. 주요 보직에 대한 인사를 김 전 회장이 지난해 말 모두 하고 떠났다. 이를 감안하면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취임하자마자 할 수 있는 인사 폭은 제한적이다. 그나마 인사권을 행사 할 수 있는 자리가 NH투자증권, NH금융지주 회장 정도다.
금융지주 회장은 주로 ‘관(官)’ 출신이 맡아왔다는 점에서 새로운 회장의 인사 스타일은 3월에 선임 예정인 NH투자증권 대표 인사부터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나머지 인사들도 당장의 변화는 없더라도 올해 연말인사에선 대규모 물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소성모 농협상호금융 사장, 이대훈 농협은행장, 홍재은 농협생명 사장, 최창수 농협손해보험 사장 등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주요 보직은 호남, 경기 출신이 포진하고 있다
한 농협 관계자는 “새로운 회장이 선출됐다고 임기가 있는 CEO들을 당장 바꾸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다만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이 감사위원장을 오래지내면서 농협중앙회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과 영남 조합장에 지지를 받았다는 점에서 앞으로 대규모 조직개편 및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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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2월 19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