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우선주 트로이카, 하락장에 투자한다면 어디에?
입력 2020.03.06 07:00|수정 2020.03.09 10:51
    재배당 규모 70%까지 늘린 삼성물산
    분기배당 매력적인 삼성전자
    배당보단 실적·주가상승에 초점 맞춰진 삼성SDI 등
    “유통량 적어 변동폭 커…펀더멜털이 가장 중요” 지적도
    • 우한 코로나 우려로 인한 급락장이 전개되기 직전까지 올해는 '우선주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최근 주가 하락으로 오버슈팅(주가 과열) 우려가 진정된 가운데, 삼성그룹 계열 우선주에 다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침 삼성물산은 3개년 주주환원책을 발표하며 배당금 규모의 확대를 시사했다. 배당 확대 정책은 보통주보다 배당률이 높은 우선주에 대해 관심도를 집중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지주회사격으로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삼성물산 우선주, 유일하게 분기배당을 실시하는 삼성전자 우선주, 실적에 대한 기대감에 급등했던 삼성SDI 우선주 등 삼성그룹 계열사 우선주에 대한 투자포인트는 각기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스피 우선주 지수는 우한 코로나로 인한 폭락장이 시작하기 전인 지난 14일 기준 연초대비 9.3%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3.15%를 기록한 코스피 지수를 크게 앞섰다. 최근 우선주 지수의 수익률이 큰폭으로 하락(-4.61%) 했으나 코스피(-8.82%) 하락폭 보단 상대적으로 적었다.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I 등 삼성그룹 계열사 우선주의 지난 3개월 간 상승폭은 보통주를 크게 앞섰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질수록 우선주에 대한 관심도는 높아지는게 일반적이다. 보통주와 달리 의결권은 없지만, 주가의 낙폭을 배당 수익으로 일정 수준 커버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국내 우선주 투자의 중심은 역시 삼성그룹주다. 삼성그룹 우선주 시가총액 합계는 38조원으로 국내 우선주 시가총액 시장의 80% 가까이를 점유한다. 특히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I 우선주가 활발히 거래되며 '트로이카'로 꼽힌다.

      삼성물산은 최근 주주환원책을 발표했다. 삼성물산이 지난 2018년 초에 발표한 주주환원 계획은 주당배당금 2000원이었는데, 이번에는 배당금 확정 방식이 아닌 배당 성향 중심의 배당정책이 포함됐다. 회사는 오는 2022년까지 주주 배당금을 관계사 배당수익 비율의 최대 70%까지 배당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최소 배당금액은 주당 2000원으로 현수준이 유지된다.

      관계사들의 배당률이 지금과 같은 수준이 유지되면 높아진 재배당률로 인해 물산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배당금 규모는 커질 수 있는 구조가 됐다. 예를들어 올해와 같은 5575억원(삼성전자 4232억원, 삼성생명 1025억원, 삼성SDS 317억원)의 관계사 배당금을 수취해 70%의 배당성향을 기준으로 한다면, 주당 배당금은 약 2330원 수준이 된다.

      국내 증권사 한 연구원은 “기존 배당금 정책이 투자자들의 예측 가능성을 높인 대신 추가 업사이드를 기대하기 어려웠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다”며 “다만 대부분의 배당금 수익이 삼성전자로부터 발생하고 있는 만큼 주가흐름이 유사하게 흘러가는 동조화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17년부터 배당 횟수를 늘렸다. 2016년까지는 결산배당과 중간배당, 1년에 두차례에 걸쳐 배당했다면 현재는 매 분기 분기배당을 통해 주주환원책을 펼치고 있다. 과거 행동주의펀드 엘리엇과 대전을 치르며 나타난 변화다.

      삼성전자 우선주의 시가배당률은 매 분기당 0.9~1.1% 수준이다. 연으로 환산하면 4% 남짓이다.  삼성전자가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한다면 주가 상승과 더불어 배당 수익도 노려볼만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가와 배당 측면 모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처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지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편이다. 삼성전자 보통주의 외국인 지분율은 56%, 우선주는 91% 수준이다.

      삼성SDI는 큰 폭의 영업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배당성향은 전년도 수준을 유지했다. 영업이익 감소는 ESS 안전성 강화를 위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탓이었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등 두 회사와 비교해 배당에 대한 기대감은 그리 높지 않다. 오히려 삼성SDI의 경우엔 실적 향상과, 주가 상승에 기대감을 거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SDI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4620억원이었으나 올해 예상치는 1조830억원 수준이다. 기저효과를 배제하고 지난 2018년 영업이익(7150억원)과 비교해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요약하자면 삼성물산은 최근 주주환원책을 강화하며 우선주 투자 매력이 상승했고, 삼성전자 우선주는 안정적 수익에 연 4회 배당이 매력이다. 삼성SDI는 배당보다는 오히려 우선주 주가 상승률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그룹주 중 '2차 전지'테마의 핵심 기업이라는 점도 관심이다.

      국내 한 기관투자가 주식운용 담당자는 “하락장에서 우선주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는 것은 맞지만, 상대적으로 유통물량이 적기 때문에 단기간 변동성이 훨씬 클 수 있다는 점은 리스크 요인이다”며 “배당성향도 물론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기업의 펀더멘털을 고려하는게 무엇보다 우선시 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