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까지 5달…투자 수익률 20%, 연환산 50%
일부 투자자 “원금 못 받는다” 우려에 투매
다시 반등한 채권값 ‘국적사 프리미엄’에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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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발행한 회사채의 가격이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최악의 업황이 지속해 회사의 신용도까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투매에 나섰다. 채권 가격이 하락해 만기가 불과 5개월 남은 남은 회사채의 연환산 수익률이 50%에 달하는 현상도 발생했다. 급락한 채권값이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곤 있지만 당분간 가격 변동성은 최고조에 달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대한항공이 지난 2018년 8월에 발행한 81-1회차 채권은 액면가가 1만원이지만 지난 20일 8500원까지 채권값이 떨어졌다. 표면이자는 3.798%로 5월에 이자를 한 차례 수령하고, 만기일(2020년 8월6일)에는 원금과 이자를 함께 받는다. 해당 채권은 이달 초까지만 해도 액면가를 웃도는 가격에 거래됐으나 이달 중순을 기점으로 가격이 점점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채권 가격이 떨어지면 투자 수익률은 그만큼 오른다. 8500원에 ‘대한항공 81-1회차’ 채권을 매입했다면 만기까지 보유하면 이자와 원금을 포함해 약 20%의 단순투자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연환산 수익으로 따지면 약 50%이다. 23일 기준 종가는 9700원을 기록하며 액면가에 근접했다. 이를 기준으로 한 연환산 수익률은 13.5%이다.
81-1회차 채권 외에 오는 4월 10일에 만기가 돌아오는 대한항공 78회차 채권 또한 가격이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현재가격(9960원) 대비 연환산 수익률은 28%에 달한다. 2월까지만 해도 연환산 수익률 약 2.5% 내외에서 가격이 형성돼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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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채권가격의 급등락은 대한항공의 신용도 위기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장내에서 거래되는 대한항공 채권뿐만 아니라, 해외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 거래되는 대한항공 채권 또한 최근 가격이 급격히 하락한 사례가 있었다”며 “만기가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투자한 원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일부 투자자들의 위기 의식이 투매를 하게 된 배경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대한항공(BBB+)의 신용등급 하향검토에 돌입했다.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실적 악화가 예상됨에 따라 회사의 재무적인 타격도 불가피해 졌다. 향후 예상되는 매출액도 급감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도 쉽지만은 않다.
국내 은행 한 채권운용 담당자는 “국내 항공사 채권뿐 아니라 보잉과 같은 글로벌 항공기 제조사들의 채권가격 또한 크게 떨어졌는데 당분간은 이 같은 상황이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며 “대한항공의 신용등급 리스크가 남아있는 한 자금조달에도 상당히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으론 국적항공사란 프리미엄을 믿고 저가 매수 전략을 펼치는 투자자들이 맞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항공업계에 금융지원, 세제감면 등을 지원한다는 계획이고, 독일은 루프트한자 등 자국항공사를 대상으로 무제한 금융지원에 나선다. 프랑스 역시 에어프랑스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원 계획을 밝혔고, 이탈리아 정부는 알리탈리아를 국영화하기로 했다. 이처럼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 역시 어떠한 형태로든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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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3월 25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