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줄이고, 지방점포 매각 나서
국내사업 축소 아니냐 불안한 시선
정부주도로 中에 매각…국내업체 불안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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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블스타·금호타이어 투자절차 마무리 행사에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 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왼쪽부터)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중국 국영기업인 더블스타에 매각 2년만에 또다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전 임원은 급여의 20% 반납한다. 올해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서며 더블스타가 인수한 이례 처음으로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했지만, 또다시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는 등 회사를 둘러싼 환경이 녹록지 않다. 실적 반등에 대해서도 그 속내를 까보면 마냥 즐거워할 수만은 없다는 분석이다.
금호타이어는 최근 긴급 비상경영대책위원회를 열어 전대진 사장을 비롯한 임원진이 급여를 반납하고 경비 예산을 줄이는 등 불필요하거나 급하지 않은 비용을 최대한 축소하기로 했다. 전 사장은 생산기술본부장 출신으로 원가 절감에 강점을 가진 인물이다.
금호타이어는 어려운 업계 환경 속에서도 지난해 3년만에 영업적자에서 벗어났다. 경쟁사 실적이 꺾이는 상황에서 이룬 쾌거였다. 한국타이어는 2018년 7000억원이던 영업이익 5400억원으로 약 23% 줄어들었다. 신차용뿐만 아니라 교체용 타이어 수요가 줄든 점이 원인이었다. 이런 영업환경은 금호타이어도 예외는 아니었다.
다만 금호타이어 실적에서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 있다. 영업흑자를 기록했지만, 금호타이어의 매출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지난해 매출액은 2조3692억원으로 전년대비 7.4% 감소했다. 영업흑자가 난 것은 매출원가 감소에 기인했다. 2018년 2조854억원 수준이던 매출원가가 지난해 1조8337억원으로 12%가량 감소했다.
이런 비용절감은 임금 삭감, 원재료비 절감 등에서 나온 것으로 파악된다. 더블스타로 매각되면서 노조는 경영정상화 전까지 임금을 동결하고 상여금을 반납했다. 이 부분이 아직도 유지되면서 인건비 절감이 이뤄졌으며, 최근에는 비용절감을 위해서 중국산 원재료 비중이 늘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올해에는 점포매각에도 나서고 있다. 타이어프로 삼천점을 비롯해 대전, 목포, 광주 등 지방에 있는 점포 매각이 이뤄졌다. 업계에선 점포 매각이 수도권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더블스타에서 파견된 직원들이 2000만원 이상 비용에 대해선 철저하게 모니터링하면서 비용절감을 하고 있다”라며 “영업망 확대가 중요한 상황에서 점포 매각에 나선 것도 이례적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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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회사 성장동력의 기반인 연구개발비에서도 드러난다. 경쟁사인 한국타이어, 넥센은 어려운 영업환경에서도 꾸준히 연구개발비를 늘리고 있다. 하지만 금호타이어는 더블스타로 인수된 이후 연구개발비가 오히려 축소하고 있다.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2015년에도 못 미치는 84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업계에서도 이례적인 일로 본다. 경쟁사들은 매출이 감소하는 경우가 있더라도 연구개발비는 줄이기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고성능 타이어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높아지면서 최근 3년 사이 한국타이어와 넥센의 연구개발비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 관계자는 “금호타이어의 연구개발비가 5년 전 수준에도 못 미친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호타이어는 “연구개발비는 매출액과 연동돼서 조정이 된다”라며 “매출이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연구개발비 조정이 이뤄진 측면이 크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더블스타가 인수할 때부터 우려하던 일이 현실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 배경으로 금호타이어의 상표권과 글로벌 유통망이 꼽혔다. 타이어 산업의 특성상 단시간 내에 브랜드 및 영업망 구축이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의 3개 공장이 있다는 점에서 국내 공장의 필요성이 작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내는 타이어 생산기지에서 판매기지로 전환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채산성이 안나온다는 이유로 중국공장 매각 가능성이 나왔지만, 더블스타 측의 반대로 무산됐다. 더블스타는 지난해말부터 트럭버스용 타이어(TBR)를 금호타이어 트럭버스용 전문 매장을 통해 판매를 테스트하고 있다. 트럭버스용 타이어는 국내 업체가 가격 경쟁력 면에서 중국제품과 경쟁해 이기기 힘든 제품으로 꼽힌다.
강성노조로 알려진 금호타이어 노조는 더블스타로 넘어간 이후 아직 한번도 파업을 하지 않았다. 노조에서도 언제든 국내 공장을 문 닫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더블스타는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과 3년 동안만 고용유지 계약을 맺었다. 이 기간도 올해가 지나면 종료된다. 또한 더블스타가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고수한다는 점에서 노조 입장에서 이전처럼 파업을 강행하기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국내 업체들은 금호타이어의 이런 행보를 우려스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중국산 트럭용 타이어 제품이 들어오는 등 국내시장에서 가격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중국 시장을 통째로 더블스타에 뺏길 수 있어서다.
타이어 업계에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노조 설득에까지 직접 나서면서까지 매각을 서둘렀던 배경에 의구심을 표한다. 당시 노조는 해외 매각시 고용보장이 힘들고 국내 공장도 폐쇄될 것을 우려했지만, 이 회장은 해외매각 불발시 법정관리 밖에는 답이 없다는 강경한 자세로 매각을 밀어 붙였다.
이에 대해 금호타이어는 “국내 사업축소는 없다”라며 “고부가가치 타이어 판매에 더욱 매진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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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4월 05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