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채 수요 줄면서 자금조달도 비상
장기화 가능성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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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실물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이 우려된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취약한 금융기관으로 분류되는 카드사·캐피탈사의 연체율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회사채 시장이 얼어 붙으면서 이들의 자금조달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말까지만 하더라도 카드사의 연체율은 1.43%로 전년말 1.48% 대비 0.05%포인트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 2월부터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카드사 연체율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선은 소비지표 악화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78.4포인트로 지난달 97.9포인트에 비해 18.5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보다 큰 폭으로 떨어진 수치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3월~4월에 연체율에 직접적인 영향이 나타날 것이다”라며 “고용 불안 등이 나타날 경우 카드사 연체율에 직접적인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는 캐피탈사도 마찬가지다. 저신용자가 주요 고객이다 보니 코로나 사태에 따른 영향이 즉각적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다. 특히 정부가 소상공인 가운데 금융권에 연체가 없고 자본잠식, 폐업 등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최소 6개월 이상 대출원금 만기 연장, 이자상환 유예를 해주기로 결정했다. 이런 정책의 여파로 당장 연체율 증가가 눈에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카드사와 캐피탈사는 이에 따른 수익 저하를 감당해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금융당국도 이런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월 이후 카드사와 캐피탈사 연체율 자료가 나오려면 빨라야 5월이다 보니 지금은 시장 상황만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금감원 국장은 “해당 연체 자료를 받아보려면 5월은 되어야 할 것이다”라며 “3월 이후에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이 된다”라고 말했다.
카드사와 캐피탈사의 어려움은 비단 연체율에만 그치지 않는다. 이들의 자금조달에도 비상이 걸렸다. 카드사나 캐피탈사는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를 찍어서 자금을 조달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여전채 수요가 급감했다. 이들이 발행에 나서려고 해도 이를 받아줄 곳이 없는 상황이다. 행여 발행에 나서더라도 시장금리 보다 높은 금리로 발행에 나서야 한다. 지난달 3년물을 발행한 신한카드는 시중금리보다 30bp 높은 금리를 주고 발행에 나서기도 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 정부가 직접 나서서 채권안정펀드(채안펀드)를 통해 여전채 매입 의사를 밝혔지만, 실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채안펀드는 당초 2일부터 가동을 하려고 했으나 여전채 금리를 두고 발행사와 매수자 간의 이견으로 매입이 지연됐다. 민평 금리 이하 수준에서 발행해 온 발행사들은 이전과 같은 금리 수준을 원하지만, 매수자들은 민평 수준 이상의 금리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이 둘간의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채안펀드가 본격 가동되면 미매각 부담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실물경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모르는 상황에서 궁극적으로 민간의 수요가 살아나야 한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장기물은 시장에서 소화가 안되고 있으며 단기물 위주로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카드사와 캐피탈사의 어려움은 올 한해 내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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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4월 08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