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M 3.5% 불과해 투자자들 난색
펀드 조성 대신 SPC 론으로 조성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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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가 SK브로드밴드(SKB)와 티브로드 통합법인에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했지만 펀드 조성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빡빡한 투자조건에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이 참여를 꺼린 때문. 당초 프로젝트 펀드를 만들어서 이번 거래에 참여하려 했던 미래에셋자산운용도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에서 발을 뺀 상태다. 이에 투자목적회사(SPC) 론(Loan)형태로 투자금 모집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1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존속회사(SK브로드밴드)의 신주 3221만주(3879억원) 인수에 나섰던 미래에셋 컨소시엄(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자산운용)의 펀드 조성은 사실상 무산됐다. 당초 미래에셋대우가 투자확약서(LOC)를 끊어주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프로젝트 펀드에 참여하는 형태로 투자자 모집이 예정됐다. 하지만 외부 기관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컨소시엄에서 빠져나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컨소시엄에서 빠진 이유는 빡빡한 투자조건 때문으로 평가받고 있다.
SK텔레콤은 미래에셋 컨소시엄에 일정 정도의 수익을 보장해주고, IPO를 통한 엑시트(exit) 조건을 내걸었다. 하지만 보장해준 수익률이 만기수익률(YTM) 기준 3.5% 수준에 불과했다. 연기금을 비롯한 투자자들의 요구수익률이 최소 5~6% 수준임을 감안하면 투자자 모집이 쉽지 않다는 판단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컨소시엄에서 빠져나간 걸로 전해진다. 해당 투자건을 검토했던 일부 금융계 PE들도 참여를 검토했지만 낮은 수익률에 난색을 표한다.
한 투자금융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이 주도권을 가지다 보니 수익률이 빡빡하다”라며 “기관투자자들의 요구 수익률과는 거리가 있다보니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IPO를 통한 회수에도 부정적인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당초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의 IPO를 연내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지난달 26일 정기주주총회에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코로나 사태 등을 이유로 1년 지연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계획했던 IPO 일정이 뒤로 밀리면서 투자자들의 엑시트 우려도 커졌다.
이에 4000억원 규모의 투자금 모집은 펀드가 아닌, 대출 형태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담보가치를 근거로 선순위-후순위 구조의 SPC 론을 일으키고 미래에셋대우가 이에 일정 부분 참여하는 형태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대우는 “아직 딜이 진행 중인 사항이라 관련사항에 대해선 답변하기 힘들다”라고 밝혔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4월 21일 10:42 게재ㆍ22일 16:00 업데이트]